[천안함 침몰 이후] 실종자 휴대전화 발신음 가는 이유

[천안함 침몰 이후] 실종자 휴대전화 발신음 가는 이유

입력 2010-03-29 00:00
업데이트 2010-03-29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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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전원 끄기전엔 계속 신호 물속 밀폐공간선 통화 어려워

“내 아들한테 전화를 하면 아직도 신호가 가고 있어요. 구조 작업을 서둘러 주세요.”

천안함 실종 가족들의 애끓는 호소다. 그러나 휴대전화 배터리를 빼거나 전원을 끄지 않는 한 전화를 걸면 발신신호는 정상적으로 울릴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휴대전화를 물에 빠뜨리는 등의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전원이 꺼졌을 경우에는 발신신호가 울리도록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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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휴대전화 통화는 ‘통신사 중앙교환기-기지국-휴대전화’ 등의 경로로 이뤄진다. 착신자가 직접 휴대전화의 전원을 끄면 교환기는 이 신호를 휴대전화로부터 받고 ‘통화할 수 없습니다.’라는 안내문을 발신자에게 알린다.

그러나 교환기는 사용자가 직접 전원을 끄기 전에는 휴대전화와 마지막으로 통화를 한 기지국 전파 범위 내에 휴대전화가 있다고 인식한다. 예컨대 A라는 사람이 서울 광화문에서 마지막으로 통화를 하고 충남 서산에서 낚시를 하다가 휴대전화를 바다에 빠뜨려도 교환기는 이 휴대전화가 여전히 광화문 지역에 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물에 빠지는 등의 이유로 휴대전화가 저절로 꺼졌을 때 중앙교환기는 휴대전화의 전원이 나간 걸 인식하지 못하고 전화를 건 사람에게 착신 신호를 계속 들려준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장병들이 천안함 어딘가의 밀폐된 공간에 갇혀 휴대전화가 제대로 작동하더라도 통화는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기적적으로 발신과 수신이 이뤄지면 정확한 위치 파악은 가능할까. 위성항법장치(GPS) 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일반 휴대전화는 발신 당시 이용한 기지국 위치만 파악된다. 바다에서는 근처 섬에서 전화가 걸린 것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위치 파악이 어렵다.

또 GPS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이나 휴대전화도 바닷속 선체 내에 갇혀 있을 경우에는 파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위성 전파가 바닷속을 뚫고 선박 내부의 특정구역에 있는 실종자의 휴대전화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2010-03-2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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