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대통령 서거] “이제 편히 쉬시길”…광주 곳곳 추도 현수막

[김 전대통령 서거] “이제 편히 쉬시길”…광주 곳곳 추도 현수막

입력 2009-08-20 00:00
수정 2009-08-20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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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추모 표정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이틀째인 19일 전국 곳곳에 마련된 분향소에서는 수많은 추모객들이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평화와 화해를 향한 뜻이 헛되지 않기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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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 조문
각계 조문 19일 신촌 세브란스병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임시빈소를 찾은 전두환(왼쪽부터) 전 대통령이 헌화하고 있다. 천주교 정진석 추기경, 지관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조석래 전경련 회장 등 종교계와 재계 대표들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시게이에 도시노리 주한 일본대사도 고인의 영전에 국화꽃을 바쳤다.
사진공동취재단
고인이 병상에서 예상됐던 죽음을 맞았기 때문인지 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때에 견줘 추모 분위기가 차분했다. 서울광장을 비롯해 서울시에는 중구를 제외한 모든 자치구에 설치되는 등 전국 130개 분향소가 마련됐다.

이날 오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분향소는 가로 22m, 세로 8m 규모이며, 고인의 영정은 2만송이의 흰 국화로 감싸졌다. 서울시는 천막 65동과 테이블 30개, 의자 70개, 이동화장실 5개, 아리수(350ml) 4000여개 등을 준비했다.

아침 일찍 분향소를 찾은 정종석(57·경기 이천)씨와 동생 길임(49·서울 신림동)씨는 “어젯밤에 한숨도 못 잤다.”면서 “오랫동안 편찮으셨어도 괜찮아지시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막상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들으니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 눈물이 났다.”고 안타까워했다.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은 추모객들은 1층 로비에 꾸며진 분향소를 찾아 헌화한 뒤 1~2층에 마련된 전시공간을 둘러보며 고인을 기렸다. 상주 역할을 맡은 류상영 전 도서관장은 “김대중도서관이야말로 고인의 생애가 다 모여 있는 곳”이라면서 “‘내가 죽더라도 도서관은 국가의 것인 만큼 잘 부탁한다.’는 말씀을 여러차례 하셨다.”고 전했다.

옛 전남도청에 마련된 ‘광주시민합동분양소’에는 아침부터 정·관·재계 등 각계에서 보내온 화환이 빽빽이 들어찼다. 거리 곳곳에도 추도 현수막이 내걸렸다.

가족과 함께 광주지역 분향소를 찾은 김영화(47·식당업)씨는 “평생 인권과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신 고인의 발자취를 자녀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분향소를 찾았다.”면서 “이제 나라 걱정은 접고 편히 쉬셨으면 한다.”고 명복을 빌었다.

오후에는 박광태 광주시장과 최종만 행정부시장, 5개 구청장 등이 합동조문을 했다.

동교동계 출신으로 고인과 특별한 인연을 쌓은 박 시장은 “전날 서울 세브란스병원의 빈소에서는 만감이 교차해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며 “이제는 차분히 고인의 뜻을 기리고 유지를 받드는 일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시민단체총연합·5월단체 등이 참여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광주·남전추모위원회’가 발족돼 장례일까지 각종 문화행사를 이끌어나가기로 했다. 추모위는 “장례일까지 매일 오후 7시30분부터 9시까지 도청 앞 광장에서 추모문화제를 열고, 장례일 당일에는 시민이 참여하는 추모대회를 갖는다.”고 밝혔다. 전국 자치단체와 기업체 등은 예정된 축제 등을 연기하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골이 모셔졌던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화산 정토원에도 분향소가 설치돼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이곳에는 지금도 노 전 대통령의 영정이 모셔져 있기에 정토원은 3개월의 시차를 두고 세상을 뜬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을 추모하는 공간이 된 셈이다.

선진규 정토원 원장은 “민주화에 앞장선 두 명의 지도자를 잃어 슬픔이 크다.”며 “종교를 떠나 김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설치해 그의 업적과 정신을 기릴 것”이라고 말했다.

고인이 1961년 첫 국회의원 금배지를 단 강원 인제군 주민들도 깊은 슬픔에 빠졌다. 당시 선거를 도왔던 방효정(85) 인제군 원로회장은 “나라의 큰 별이 떨어졌다.”며 “남북통일이 되는 것을 보고 돌아가셨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인터넷 누리꾼들의 추모행렬도 이어져 다음 아고라 추모게시판과 네이버 추모게시판에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글들이 쉴새없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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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종합 청주 남인우·서울 유대근기자niw7263@seoul.co.kr
2009-08-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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