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님 하관 예절에 부쳐
추기경님 눈감으신 지 닷새.이게 웬 일입니까 애도하는 인파의 끝이 어디입니까.
이웃 사랑의 불꽃이 하늘을 사릅니다.
죽음이 영원한 삶의 시작임이 밝게 보입니다.
슬픔에서 이처럼 맑은 기쁨이 피어오르네요.
눈물이 용서와 화해의 바다임을 실감할 따름입니다.
늘 부족하다고 겸손해하셨지만
이 놀라운 광경을 보고 추기경님 스스로도 놀라시겠지요.
용인의 정한 흙이여 두 손 모아 받으시오
흙에서 나와 흙으로 돌아가는 몸을
그러나 사랑의 짐 다 풀고 이제 거룩한 한 몸을.
하늘의 문이여. 열리시오. ‘다 마쳤다’ 하신 예수님 따라
사랑 일 다 마쳐 가벼운 영혼을 맞아들이시오.
하늘에도 땅에도 같은 평화가 흐르네.
성찬경 시인
●성찬경 시인 약력 1930년 충남 예산 출생. 1956년 조지훈의 추천을 받아 ‘문학예술’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화형둔주곡’, ‘벌레소리 송’, ‘시간음’, ‘반투명’ 등이 있다. 예술원 회원.
2009-02-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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