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만 강조” 자성의 목소리

“율법만 강조” 자성의 목소리

김승훈 기자
입력 2008-10-04 00:00
수정 2008-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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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안재환씨 등 기독교 연예인 잇따라 자살

고 최진실씨의 자살에 우리 사회 전체가 큰 충격을 받았지만 특히 기독교계의 충격은 더 심하다.

최씨가 기독교인이고 이은주·유니·정다빈·안재환씨 등 자살 연예인이 모두 기독교인이기 때문이다.

기독교에서는 자살자는 구원을 받지 못한다고 가르치고 있는데, 교회가 연예인들을 제대로 이끌어 주지 못했다는 자책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한 원로목사는 3일 “기독교를 신앙으로 하는 연예인들의 죽음을 막지 못한 책임은 목회자에 있다.”면서 “요즘 목사들은 무엇을 하지 말라는 율법만 강조할 뿐이고, 힘들더라도 신앙심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본질적인 면을 깨우쳐 주는 게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요일 설교에서 최진실씨의 자살을 어떻게 언급해야 할지 고민하는 목사들이 많을 것”이라면서 “결국 내 잘못이라고 말하는 목사가 있다면 정말 훌륭한 분”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내 성북교회 여성기 목사는 “인간의 몸은 하나님이 깃드시는 성전이기 때문에 자살은 큰 죄악”이라면서 “연예인의 특수성을 이해하지만 교인들이 받은 충격은 실로 형언키 어렵다.”고 말했다.

부산 수영로교회 오창도 목사는 “공인이다보니 의지와 비의지가 부딪혀 갈등하다 결국 자살을 선택했겠지만 기독교인들 모두가 큰 혼란에 빠졌다.”며 말했다.

서초구 뜨인돌교회 정운형 목사는 “목회자들이 교인들에게 부합해 건강과 돈 등 물질적인 것에만 관심을 갖고,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을 길러주지 못하고 있다. 기독교의 근본교리를 가르치는데 힘써야 한다.”고 자책했다. 여성기 목사는 “목회자들이 신도들의 현실적인 삶의 문제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자살을 미연에 방지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파구 신천교회 송용걸 목사는 “한국 교회가 각성해야 할 시기다. 규모는 커졌지만 교인들의 아픔을 함께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교를 가볍게 여기는 연예인들에 대한 비판도 없지 않다. 정운형 목사는 “연예인들이 기독교 신앙을 가볍게 여기고 교회를 다니는 것 같다. 유난히 연예인 중에는 기독교인이 많은데, 가수로 성공하려면 교회를 다녀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정도다.”고 말했다.

여성기 목사는 “연예인들은 보통 초심자들이 많다. 공인이다보니 다른 신도들에 비해 체계적으로 성경을 공부하거나 좋은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교회와 병원의 협력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파구 디딤돌교회 윤선주 목사는 “우울증을 호소하는 신도들이 적지 않은데, 지금 교회는 잠깐 그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는데 그치고 있다. 전문상담자나 정신과 의사들과 협력해 실질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공회대 신학과 김민웅 교수는 “자살은 옳고 그름의 종교·윤리의 문제가 아니라 온갖 어려움을 버텨낼 수 있는 능력의 문제”라며 “서로를 붙잡아 주고 일으켜 주는 속 깊은 연대보다는 손쉽게 사람들을 비난하거나 몰아붙이는 사회 속에서는 종교를 가진 연예인이더라도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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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2008-10-0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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