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낙찰제부터 없애야”

“최저가낙찰제부터 없애야”

서재희 기자
입력 2008-02-14 00:00
수정 2008-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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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말하는 졸속 예방법

정부가 3년 내에 숭례문을 복원할 방침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졸속 복원은 절대 안 된다.”고 강조한다. 특히 “이번 사고를 계기로 문화재 복원 시스템을 완전히 뜯어 고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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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서울 중구 만리동 봉래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들이 숭례문 화재 사건을 그린 그림을 들고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13일 오전 서울 중구 만리동 봉래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들이 숭례문 화재 사건을 그린 그림을 들고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최저가낙찰제, 복원 망치고 업체 병든다

문화연대 황평우 문화유산위원장은 13일 우선 최저가낙찰제를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화재 복원을 품질이 아닌 돈으로 결정하는 체계는 문제가 있다.”면서 “모든 것을 업체에 맡기니까 이윤 등 거품이 끼면서 복원예산이 200억원이나 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6년 12월에는 문화재 보수공사를 수주한 뒤 무자격 업체에 하도급을 맡겨 고려왕릉 보수공사 등 27건을 부실시공한 공사입찰 브로커가 수원지검에 적발되는 등 부실시공 논란은 수없이 많았다.

복원 업체들도 최저가낙찰제의 폐해를 인정했다. 낙찰을 위해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입찰했다가 도산하는 사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S건설 관계자는 “숭례문만큼은 돈이 아닌 능력을 위주로 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 윤명오 재난과학과 교수는 “소방시설의 경우 더더욱이 최저가낙찰제로 입찰시키면 추후 관리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앙정부가 관리감독해야”

지금까지의 문화재 복원 사업은 대부분 문화재청이 전문업체에 의뢰해 만든 도면을 바탕으로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공사를 관리·감독했다. 문화재청은 복원 현장에 대한 직접적인 감독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 결국 설계와 공사, 관리·감독이 제각각이었다.

황 위원장은 “국가가 직접 나서 복원공사 관리체계를 일원화해야 한다.”면서 “국가는 이 사건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누각의 잔해들을 모아 ‘통곡의 벽’을 세우는 부수적 관리 방침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자리 싸움 안 된다… 신중한 복원을”

역사학자 등 전문가들은 신중한 복원을 주장했다. 서울대 이태진(국사학과) 인문대학장은 “숭례문을 1963년 중수했는데, 고종 때 찍힌 사진과 비교하면 처마 밑 부분이 달랐다.”면서 “‘밀어붙이기식’ 복원을 하지 말고 사료와 잘 비교해서 원형에 가깝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복원 사업을 최소 5년 이상의 장기 사업으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2005년 6월에 복원 사업을 시작한 낙산사 공사도 3년 6개월 만인 올해 말에 끝날 예정이어서 ‘졸속 복원’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다른 문화재 전문가는 “제대로 된 전문가들이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이권이나 ‘자리’를 노리는 사람들이 득세하는 게 문화계의 뼈아픈 현실”이라면서 “이번 복원사업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반드시 골라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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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주 서재희기자 kdlrudwn@seoul.co.kr
2008-02-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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