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삼성 법무팀장 출신의 김용철 변호사가 검찰의 초기 수사단계에서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다.
처음 검찰이 수사에 착수할 때만 해도 김 변호사가 참고인 신분에서 조사를 받다 곧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조사가 계속되면서 김 변호사가 제출한 자료와 진술이 수사의 방향을 가늠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검찰은 김 변호사 조사 6일째인 3일에도 밤늦게까지 조사를 벌였다. 김 변호사가 공개한 차명계좌 4개를 시작으로 계좌 추적에 착수, 추가로 확보한 의심 가는 차명계좌 등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김 변호사도 차명계좌 관리에 관여한 삼성 임직원 명단을 제출하는 등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변호사는 연일 계속되는 조사에도 피로한 기색 하나 없이 밤샘조사라도 받겠다고 자청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김 변호사는 검사재직 시절 특수부 통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수사에 정통하고, 특히 이 사건에 관한 한 누구보다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면서 “김 변호사가 사실상 수사의 중심에 있어 수사검사 명단에 이름이라도 올려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07-12-0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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