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기형 수술 받은 학생9명 특별한 입학잔치

얼굴기형 수술 받은 학생9명 특별한 입학잔치

이재훈 기자
입력 2007-02-24 00:00
수정 2007-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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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크게 웃을 거예요. 이제까지 웃지 못했던 것까지 전부 다 합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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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메아리쳤다. 이 병원의 ‘밝은 얼굴 찾아주기 캠페인’을 통해 얼굴 기형치료를 받은 저소득층 아이들과 청소년 9명의 초·중·고등학교 입학축하 행사장에서였다. 그동안 선천성 얼굴 기형이나 상처 흉터로 인해 또래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면서도 집안 형편 때문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던 아이들은 모처럼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민영(7·충남 보령군)양은 목젖과 입천장, 코뼈가 뭉그러진 얼굴로 세상에 태어났다. 이불보에 싸인 민영이의 일그러진 얼굴에 깜짝 놀란 어머니 이현희(31)씨가 생후 100일이 지난 뒤 1차 성형수술을 시켰지만 수술 흔적은 여전했다. 민영이는 매일 유치원에서 코와 입이 이상하다는 놀림에 시달렸다. 이씨는 “한번은 몰래 유치원에 가서 창밖에서 봤더니 따돌림 당해 한쪽 구석에 혼자 앉아 있는 민영이를 보고 그날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코와 입이 기형이다 보니 비장애 아이들보다 말 배우기도 느려 매일 회초리를 맞아가며 읽고 말하기 연습을 따로 해야 했다. 하지만 일용직 노동을 하는 아버지와 함께 전셋집에서 근근이 꾸려가는 형편 탓에 재수술은 꿈도 꾸지 못하다 지난해 8월에야 한 병원의 도움으로 얼굴이 거의 제 모습을 찾았다.“다음달 들어가는 학교에서 의사가 되기 위한 공부를 열심히 할 거예요.” 민영이가 책가방을 꼭 부여잡으며 말한다. 강원도 화천에 사는 정세희(9·여)·예찬(7) 남매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남매는 태어날 때부터 눈이 돌출되는 크루존씨병이란 걸 앓았다. 집을 나간 부모 대신 할머니 최혜자(62)씨의 손에서 자란 세희는 “사람들이 나만 쳐다본다.”며 친구도 없이 혼자만 지냈고 예찬이 역시 누나와 함께 행동했다. 학교까지 가지 못하던 남매는 2005년 7∼8월 잇따라 수술을 받고 다음달 뒤늦게 초등학교 책가방을 메게 됐다.

선천성 소이증(小耳症)으로 왼쪽 귀가 자라지 않은 문대일(17·전남 순천군)군은 평소 다른 사람들이 자꾸 자신의 귀만 바라보는 것 같아 대인 기피증까지 겪었다. 중학교 땐 스포츠 머리인 친구들과 달리 귀를 가리기 위해 머리카락을 길렀지만 그것마저 ‘다름’의 증거가 됐다. 문군은 2004년과 2005년 두 차례에 걸쳐 자신의 갈비뼈와 사타구니살을 떼어내 귀 모양을 만드는 수술을 받았다.“부모님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고 했지만 그렇게 마음먹기가 쉽지 않았어요. 귀만 아니라 마음까지 고쳐진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2004년 4월부터 캠페인을 열어 모두 210명에게 ‘밝은 얼굴’을 찾아준 삼성서울병원 사회사업실 구미현 사회복지사는 “수술 전에는 거울 보기조차 거부하며 침울하게만 지내던 아이들이 수술 뒤 웃음을 되찾으면서 새로운 환경이 시작되는 입학 이후의 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게 돼 우리도 보람차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2007-02-2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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