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스쿠니 신사에 방치됐다가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북관대첩비의 전체 모양이 그려진 도면이 공개돼 향후 복원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또 일본군이 북관대첩비 약탈 당시 비 건립 후손들과 상의했다는 내용이 담긴 공문도 발견돼 약탈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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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북관대첩비 환국 고유제에서 유홍준 문화재청장과 한일불교복지협회장 초산 스님 등 관계자들이 비를 바라보며 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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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북관대첩비 환국 고유제에서 유홍준 문화재청장과 한일불교복지협회장 초산 스님 등 관계자들이 비를 바라보며 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21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야외 ‘나들다리’에서 열린 북관대첩비 환국 고유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한 문화재연구소 해체팀이 북관대첩비가 약탈됐을 때 일본군이 그린 도면을 야스쿠니 신사측으로부터 입수했다.”면서 “비신(대리석)뿐 아니라 비좌(받침돌), 개석(지붕돌) 등의 모양과 치수가 나타나 이를 근거로 원존에 가깝게 복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북관대첩비는 약탈 당시 비좌·개석이 망실돼 비신만 돌아온 상태다.
도면에 따르면 북관대첩비는 제작 시기가 비슷한 ‘은신군신도비’(서울역사박물관 소장)와 모양이 유사해 완벽한 복원이 가능할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21∼25일 북관대첩비의 오염물 세척 등 보존처리를 한 뒤 28일 재개관하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10일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어 다음 달 7일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옮겨 비좌·개석을 제작해 붙인 뒤 다음달 17일 제막식에서 온전히 복원된 모습을 처음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김원웅(열린우리당 의원) 북관대첩비환수공동추진위원장은 “북관대첩비 제막식은 을사늑약 100주년이 되는 11월17일 북한측 인사들을 초청, 남북한이 함께하는 민족축제로 만들 것”이라면서 “북측으로의 인도시기는 3·1절 등 의미있는 날을 정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일본군이 북관대첩비를 약탈한 1905년 일본군 육군소장과 육군성 참사관 사이에 오고간 공문도 공개했다. 공문에 따르면 이케다 마사스케 소장은 ‘비 건립 후손들과 상의결과 승낙의 뜻을 증서로 받았으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는 자가 없다.’고 썼다. 이에 대해 유 청장은 “일본군이 훗날 생길 문제를 막기 위해 쓴 것”이라면서 “그러나 후손들과 상의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일축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5-10-2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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