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약 안돼…순직 남편따라…안타까운 죽음

재계약 안돼…순직 남편따라…안타까운 죽음

입력 2004-12-28 00:00
수정 2004-12-2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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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없어져야…” 계약연장 실패 비관 40대 공장서 목매

비정규직으로 전환돼 근무 중인 40대 근로자가 회사로부터 계약 연장을 거부당하자 공장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파장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유족측이 장례절차 등의 권한을 민주노총에 위임한 데다 민주노동당 차원에서도 진상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7일 오전 6시50분쯤 경남 마산시 봉암동 한진중공업 마산공장내 도장공장 2층 계단에서 이 회사 근로자 김모(49·마산시 봉암동)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청소원 옥모(65·여)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옥씨는 “아침에 출근해 청소를 하러 도장공장 쪽으로 가다가 2층으로 가는 계단에 사람이 목을 매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명예퇴직을 하면 마산공장을 운영할 때까지 촉탁근무를 해주겠다고 권해 명퇴를 했으며 이 조건을 근로계약서에 명시는 안 해줬다…. 다시는 이런 비정규직이 없어야 한다. 나 한 사람 죽음으로써 다른 사람이 잘 되면…비정규직이란 직업이 정말 무섭다….”는 내용의 편지지 5장 분량의 유서를 남겼다.

1980년 입사한 김씨는 생산직에 있다가 산재를 당해 9급 판정을 받고 가스창고 관리 등 일을 해오다 지난해 4월 회사의 종용으로 명예퇴직했다 다음달 촉탁사원으로 재입사했다. 지난해 말 한 차례 재계약을 했으며 올해 말 계약해지를 전제로 회사측은 가스창고 관리를 외주업체에 맡기고 김씨도 외주업체에 계속 근무하도록 주선했으나 조건이 맞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 관계자는 “마산공장 계속 근무를 조건으로 명퇴에 응했다는 김씨의 말에 따라 전임자와 3자 대면을 했으나 전임자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김씨의 시체가 안치된 마산 삼성병원 등에 간부를 보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한 뒤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순직 남편 따라간 새댁-함정 침몰로 사망 해군상사 부인 자살

“너무 행복했던 그 짧은 시간의 추억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야 하나 봐요. 이젠 아무런 희망도 없어요.”

지난 10월12일 울산 앞바다에서 북한 잠수함의 해안 침투대비 합동훈련 중 함정 침몰로 순직한 오길영(31) 해군상사의 부인 김모(29)씨가 남편을 그리워하다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씨는 이날 오전 7시40분쯤 창원시 대원동 모 아파트 1동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자살하기 하루 전인 지난 25일 낮 인터넷 ‘싸이월드’에 개설된 개인홈페이지에 ‘우리였어요‘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그녀는 “짧은 추억이지만 맘에 담고 있자니 터져버릴 것 같아서…”라며 연애시절과 짧은 신혼생활, 그리고 죽음을 앞둔 자신의 심경을 담담하게 그렸다. 지난해 3월30일 친척의 소개로 만난 두 사람은 8개월여만인 그해 12월 결혼했다. 당시 평택에서 근무했던 오 상사는 김씨와 1시간여의 만남을 위해 왔다가 마지막 기차를 타고 가기도 했으며, 중간쯤인 대전에서 만나 사랑을 싹틔웠다. 결혼해서는 근무 없는 주말마다 당일여행도 다니는 등 행복의 나날이었다.

그러나 10월12일 낮 12시쯤 오 상사가 “이제야 도착했다. 점심 먹으라.”고 전화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오 상사를 떠나보낸 김씨는 “나에게 슬픈 기억만 남기고 어디론가 가버렸어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질 않네요.”라며 울부짖었다. 김씨는 “언니·오빠가 많이 도와줬는데 미안하다.”는 유서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가 3통의 유서를 남겼으나 가족들의 뜻에 따라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오 상사와 함께 실종됐던 양영식(33) 해군상사의 유해가 지난 19일 일본 니가타(新潟)현 해안에서 발견돼 이날 송환됐다. 오 상사와 이기주 해군상사, 김광우 육군원사 등 3명의 유해는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

창원 이정규 서울 조승진기자 jeong@seoul.co.kr
2004-12-2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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