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꿈은 120세 생일에 100m 트랙 위에서 완주하고 죽는 겁니다.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인생을 마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최고령 참가자 김종주씨 최고령 참가자 김종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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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참가자 김종주씨
최고령 참가자 김종주씨
3일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에 최고령으로 참가한 김종주(76·경기도 용인)씨.선뜻 ‘죽음’을 언급하는 것이 그리 어색하게만은 들리지 않는 나이다.“이 나이에 마라톤 한다고 가족들이 난리입니다.오늘 아침도 집사람에게 ‘한소리’ 듣고 나왔지요.더 이상 말려봤자 소용 없으니,부디 천천히,몸 생각하며 뛰라고 그러더군요.”
김씨의 마라톤 경력은 올해로 28년.풀코스 완주만 13차례,하프코스는 30차례가 넘는다.기록으로 남지 않은 비공식 완주까지 따지면 500차례를 훌쩍 뛰어넘는다.비가 오나 눈이 오나 28년 동안 최소 10㎞씩 아침 마라톤을 거르지 않았다.지난 2월로 달린 거리가 4만 6000㎞를 넘어섰다.“지구 둘레를 한바퀴 돌고도 남는 거리라던데요.”최근의 풀코스 완주는 지난해 3월초 서울마라톤대회.5시간 3분대의 기록으로 최고령자 우승상을 받았다.
“매년 1차례씩은 풀코스 완주에 도전합니다.올해도 오는 11월초 풀코스를 달릴 계획입니다.”김씨의 풀코스 최고 기록은 지난 1988년 경주에서 열렸던 세계중고령자육상경기대회의 4시간25분29초.“이제 기록 욕심은 없습니다.그러나 쇠퇴해가는 육체의 한계 속에서 최선의 기록을 달성하려는 욕심은 아직도 여전하지요.” 김씨는 줄곧 “세상에 마라톤만큼 좋은 운동이 없다.”며 ‘마라톤 예찬론’을 펼쳤다.“지난 28년 동안 잔병치레 한번 한 적이 없습니다.정신적인 수양도 상당하지요.무엇보다 세상에 자기 자신을 이기는 쾌감만한 것이 또 있겠어요.”
김씨는 이날 2시간14분30초대의 기록을 세우며 하프코스를 완주했다.당초 목표는 2시간30분대였다.
김씨는 결승점에 들어서며 두 팔을 들어올리며 환한 미소로 ‘자기 자신을 이기는 쾌감’을 표현했다. “저는 마라톤이 너무 좋아요.적어도 100살까지는 마라톤을 계속해 이 부분 기록을 남기고 싶습니다.”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2004-10-0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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