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외출길’ 동행 르포] 1시간이면 갈 거리 3시간씩이나 걸려

[’장애인 외출길’ 동행 르포] 1시간이면 갈 거리 3시간씩이나 걸려

입력 2004-02-18 00:00
수정 2004-02-18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장애인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외출을 하고 싶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외출하는 것은 장애인에게는 넘기 힘든 거대한 벽이다.장애인들은 ‘장애인이동권연대’를 중심으로 4년째 싸움을 계속하고 있지만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선천성 뇌질환을 앓고 있는 1급 장애인 이흥호(34·서울 도봉구 창동)씨와 지하철과 버스·택시를 이용한 외출에 나섰다.

장애인 이동하기
 중증장애인 이홍호씨가 지난 15일 서울지하철 1호선 녹천역에서 한 시민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지하철 승강장 리프트를 이용하고 있다.
장애인 이동하기
중증장애인 이홍호씨가 지난 15일 서울지하철 1호선 녹천역에서 한 시민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지하철 승강장 리프트를 이용하고 있다.
●험하고 어려운 외출길

지난 15일 오전 11시50분쯤 이씨가 사는 창동 주공아파트 1709동을 출발했다.이씨는 1주일에 4차례씩 성동구 구의동에 있는 노들야학에 공부를 하러 간다.평소에는 그나마 장애인 편의시설이 갖춰진 지하철만 이용하지만,이날은 지하철을 이용해 석계역까지 간 뒤 버스와 택시로 귀가했다.

팔·다리를 움직이는 것이 자유롭지 않은 이씨는 아파트 15층 집 현관을 나선 뒤 하강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것부터 힘들었다.이웃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 엘리베이터에 올랐다.이날은 5분 정도 기다렸지만 30분 이상 기다리는 날도 있다고 한다.

울퉁불퉁한 길을 힘겹게 지나 지하철 1호선 녹천역에 도착,리프트를 타기 위해 직원 호출 버튼을 눌렀지만 고장이 났는지 신호가 가지 않았다.하는 수 없이 휴대전화로 역 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다.역 직원은 계단 위에서 작동버튼만 눌러주고 되돌아갔다.이씨는 “원래 다 내려갈 때까지 직원이 도와줘야 하는데….”라고 아쉬워했다.지하철역 직원만 탓할 수도 없다.녹천역 정자영 팀장은 “매표소 2개에 3명의 직원이 일하다보니 바쁠 때는 장애인을 충분히 배려하지 못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일단 지하철역 구내로 들어간 뒤 리프트를 타고 60계단을 올라갔다.이어 매표소를 들른 뒤 다시 리프트를 타고 플랫폼으로 내려갔다.여기까지 10분 이상 걸렸다.전동차를 타려고 하니 전동차와 플랫폼 사이 한뼘 정도의 공간이 걸림돌이 됐다.전동휠체어의 앞바퀴가 걸려서 기우뚱거렸다.석계역에서 내릴 때는 공간이 더 넓어 기어이 앞으로 넘어지고 말았다.공익근무요원이 일으켜 세워주지 않았다면 큰 위험에 빠질 뻔했다.

오후 1시10분쯤 석계역에 도착한 이씨는 버스정류장으로 갔다.장애인·노약자를 위한 셔틀버스를 기다렸지만 30분이 넘게 오지 않았다.할 수 없이 일반 버스를 탔다.1m가 넘는 버스 출입구를 혼자 힘으로 올라가는 것은 불가능했다.운전사도 “배차시간에 쫓겨 시간도 없는데….”라며 고개를 돌렸다.보다 못한 시민 4명이 힘을 합쳐 뒷문을 열고 이씨를 가까스로 버스에 태웠다.

노원역 근처에 도착,버스정류장 앞에 서 있던 택시를 잡았다.운전사는 전동휠체어를 트렁크에 실으려고 했지만 트렁크가 너무 작아 들어가지 않았다.운전사는 “어쩔 수 없다.”며 그냥 떠나려고 했다.이씨가 애원을 해서 트렁크에 엉성하게 휠체어를 얹어놓은 채 느린 속도로 택시를 운행했다.집에 돌아온 시간은 오후 3시.비장애인에게는 1시간 거리의 외출이었지만,이씨에게는 3시간 이상 걸렸다.이씨는 “밖에 나가는 길이 늘 어렵고 험하기만 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멀기만 한 장애인 이동권

장애인 이동권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것은 2001년 1월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에서 장애인용 리프트가 추락하면서 타고 있던 박모(71·여)씨가 숨지고 고모(71)씨가 중상을 입으면서부터다.장애인 관련 5개 단체가 ‘오이도역대책위원회’를 만들었고,다음달 6일 지하철 1호선 서울역 철로를 점거,농성을 벌이던 장애인 32명이 연행됐다.같은 해 4월 장애인이동권연대가 출범한 이후 이동권 확보를 위한 ‘싸움’이 본격적으로 벌어지고 있다.현재 28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장애인도 버스를 탑시다.’라는 행사를 29차례나 개최,시민들의 관심을 모았다.특히 2002년 8월에는 서울지하철 5호선 발산역에서 발생한 장애인 리프트 추락 사건에 항의해 서울시의 공개사과 등을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에서 39일 동안 단식농성을 벌였다.2001년 6월부터 ‘장애인 이동권 확보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여 시민 50만명의 서명도 받았다.이들의 가장 큰 바람은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교통수단 이용 및 이동 보장에 관한 법률’을 제정,장애인 이동권의 법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또 모든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장애인이 대중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줄 것 등을 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윤수혁 서울시의원, 남산타운어린이집 인근 노후 데크 신속 보수 요청

서울시의회 윤수혁 의원(국민의힘, 중구2)은 남산타운어린이집 인근 노후 데크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와 관련해 현장을 살피고, 중구청에 신속한 보수와 철저한 안전관리를 요청했다. 이번 민원은 남산타운어린이집 학부모들이 파손된 데크로 인해 유모차 이동에 큰 불편을 겪고, 아이들의 보행 안전마저 위협받는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불거졌다. 문제가 된 시설은 남산타운문화체육센터 출입구 앞 데크로, 오랜 사용으로 인해 상판이 들뜨고 부서졌을 뿐만 아니라 하부 구조물까지 부식 및 변형이 진행된 상태다. 이 때문에 단순 부분 보수로는 근본적인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해당 구역은 서울시의 ‘안전취약 공공시설 보수·보강 지원사업’ 대상지로 선정되어 개선 공사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서울시가 예산을 지원하고 자치구가 집행하는 이번 사업을 통해 중구 관내 6개 시설에 총 9270만원이 투입된다. 이 중 남산타운문화체육센터에는 약 1493만원이 배정되어 데크 상판과 하부 골조를 전면 교체할 예정이며, 공사는 착공일로부터 7일간 진행될 계획이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중구청에는 학부모들의 안전 우려를 전달하고 공사가 지체되지 않도록 조속한 시행을 요청했
thumbnail - 윤수혁 서울시의원, 남산타운어린이집 인근 노후 데크 신속 보수 요청

장택동기자 taecks@˝
2004-02-18 4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