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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지구촌 환율전쟁… ‘서울 G20’으로 번지나

불붙은 지구촌 환율전쟁… ‘서울 G20’으로 번지나

입력 2010-09-18 00:00
업데이트 2010-09-1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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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문제가 오는 11월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장외(場外)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자국 통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려는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들의 상반된 입장이 충돌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11월 서울 회의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모으는 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벌써부터 미국 등은 서울 회의를 환율 문제 해결의 계기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 G20 정상회의를 이용, 중국 환율 시스템의 개혁을 위한 지지를 모아 나갈 것”이라는 16일(현지시간)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의 발언이 그런 움직임 가운데 하나다. 환율조작국 지정 등 양자 간의 강경 대응이 득보다 실이 큰 상황에서 다자적인 ‘글로벌 컨센서스’를 통해 위안화 절상 분위기를 만들고 압박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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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은 물론 다른 주요 국가들도 환율 전쟁을 원치는 않지만 상반된 입장의 양자 대화를 통해서는 해결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주요국들이 빠짐없이 모이는 G20 회의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주요 20개국의 수뇌와 최고 정책결정자들이 모인다는 점에서 충돌을 향해 치닫는 환율 문제, 통화 문제를 조정하고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회의 기간에 환율 문제를 의제로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등 주요 통화 관련 정책결정자들의 양자 및 다자 간 각급 접촉과 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식 의제는 아니지만 그에 못지않은 사실상의 주요 의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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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중국 베이징의 국빈관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제2차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양측 공동대표로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뒷줄 왼쪽 첫 번째) 미 국무장관과 다이빙궈(뒷줄 왼쪽 두 번째)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실무 경제부서 책임자들의 합의서 서명을 지켜보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지난 5월 중국 베이징의 국빈관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제2차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양측 공동대표로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뒷줄 왼쪽 첫 번째) 미 국무장관과 다이빙궈(뒷줄 왼쪽 두 번째)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실무 경제부서 책임자들의 합의서 서명을 지켜보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미국의 공세 속에서 일본이나 중국도 서울 G20 정상회의를 자국 환율 정책을 선전하고 정당화시킬 수 있는 설득의 장이라는 측면에서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5일 가파른 엔고 저지를 위한 6년6개월 만에 외환시장 개입, 환율 게임에 불을 질렀던 일본 정부는 커진 국제 환시장 규모로 지속적인 시장 개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다자적인 장을 통해 ‘슈퍼 엔고’의 부당성과 불균형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도 위안화의 절상이 수출 급감과 제조업 둔화가 경기침체로 이어져 중국발 세계 더블딥을 가져올 위험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어 서울 G20은 통화정책을 둘러싼 창과 방패의 치열한 명분 선점 싸움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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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미국이 위안화 절상 등을 양자 문제를 넘어 국제 쟁점화하려고 하지만 거대한 대미 흑자를 얻고 있는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도 나름의 논리를 펼치며 맞설 것”으로 내다봤다. 또 “미국이 일단 G20을 발판으로 자국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등에서 관련 합의문의 도출을 시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G20 회의에서는 미국이 강압적으로 통화절상을 요구했을 때 신흥시장 국가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위안화 및 엔화, 홍콩달러 등 동아시아 통화에 대한 절상의 당위성을 부각시키고 공감대를 넓힌 뒤 선진 7개국의 G7회의에서 이를 해결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위안화 및 엔화 저평가가 문제 되는 등 지금과 유사한 환율 갈등이 불거졌던 2003년에도 미국 등 선진국들은 9월에 두바이에서 G7 정상회담을 열어 ‘동아시아 통화 유연화 합의’를 통해 위안화와 엔화의 절상을 유도하며 문제를 해결한 바 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2010-09-1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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