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 이명박 재수감에 “두렵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 이명박 재수감에 “두렵다”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0-11-03 20:12
업데이트 2020-11-0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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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죄는 단죄해도 정치적 상대방에게 적대감의 빌미는 주지 말기를 바란 권양숙 여사의 발언 소개

조기숙(왼쪽)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노무현(가운데) 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조기숙(왼쪽)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노무현(가운데) 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냈던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수감에 대한 복잡한 마음을 드러내며, 권양숙 여사의 말을 소개했다.

조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에 권양숙 여사님이 제게 하신 말씀에 많이 공감했다”면서 권 여사는 “앞으로 다시는 전직 대통령에게 불행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비록 잘못이 발견되더라도 처벌을 통해 내가 당한 불행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 교수는 죄는 단죄해도, 정치적 상대방에게 적대감의 빌미는 주지 말기를 바란 권 여사의 말에 공감한다면서 전직 대통령과 참모를 털고 또 털면 어떤 잘못이라도 잡아내지 않겠는가라며 질문을 던졌다.

이어 선진국에서는 보복의 악순환이 두렵기 때문에 전직 대통령을 처벌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그는 “우리는 정당한 법의 집행이고 저들은 정치보복이라는 데에 중도층도 동의할 것이며 이명박 처벌은 정당성을 확보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정치적 상대방도 그럴까요? 언젠가 권력이 넘어가면 저들은 정치보복을 하면서 정당한 법의 집행이라고 말하지 않을까요?”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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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과 뇌물 등의 혐의로 징역 17년형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 도착하고 있다. 2020.11.2 뉴스1
횡령과 뇌물 등의 혐의로 징역 17년형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 도착하고 있다. 2020.11.2
뉴스1
조 교수는 어디에선가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거론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은 저들에게 어떤 잘못도 묻지 않았고, 노무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면서 “그런 아름다운 전통을 깨뜨린 사람이 이명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가 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두려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인간적으로 모욕까지는 하지 않아 소수에 불과하더라도 그를 여전히 지지하는 상대방 사람들에게 원한은 심어주지 않으면 좋겠다”면서 “그에게 최소한의 인간적 예우를 해야, 다시 내가 지지했던 대통령이 정치적 보복을 당할 때 더 큰 정당성을 가지고 저항할 명분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면서 영원한 권력은 없다고 부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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