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3차회담, 시작부터 팽팽한 기싸움

개성공단 3차회담, 시작부터 팽팽한 기싸움

입력 2013-07-15 00:00
업데이트 2013-07-15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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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대표 “비, 축복도 될수 있고 ‘한철 장’도 될수 있어”사진촬영용 악수도 생략하고 오전 전체회의 시작

개성공단 사태 해결을 위한 15일 남북 당국간 3차 실무회담은 양측 수석대표 간의 팽팽한 기싸움으로 시작됐다.

이날 오전 10시 8분 양측 대표단은 개성공단 내 종합지원센터 4층 회의장에서 1차 전체회의를 위해 마주 앉았다. 양쪽 수석대표는 회의장에 입장한 후 사진촬영을 위해 으레 하는 악수도 하지 않았다.

먼저 북쪽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총국 부총국장이 “오시느라 수고 많았다”고 말문을 열자 우리 쪽 수석대표로 새로 나온 김기웅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이 “저희 쪽도 비가 많이 왔고 이쪽도 많이 왔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부총국장은 “내리는 비도 오늘 회담 결과에 따라 여러 가지로 이해될 수 있다”며 “오늘 회담이 잘돼서 공업지구 정상화에 큰 기여를 한다면 그 비가 공업지구의 미래를 축복하는 비로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면 ‘한철 장’(한철에만 반짝 열리는 시장)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박 부총국장의 발언은 이번 회담이 좋지 않게 끝날 경우 한두 차례 회담으로 끝났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날 김 단장이 인사치레로 꺼낸 날씨 얘기에 박 부총국장이 ‘뼈 있는’ 답을 돌려준 셈이다.

지난 10일 열린 2차 회담이 날씨를 주제로 서로 덕담이 오가는 분위기에서 시작된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예상 외의 일격을 맞은 김 단장은 “비가 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다”면서 “지금 상황이 여러모로 쉽지는 않지만,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에 믿음을 갖고 남북 대표가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박 부총국장은 “단장 선생의 그 얘기를 공업지구를 잘 해보겠다는 우과청천(雨過晴天·비가 그친 후 날씨가 맑아진다) 개념으로 이해하겠다”면서 상황을 정리한 이후 “다른 말 없습니까. 자리정돈 합시다”라며 곧바로 회담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2차 회담 이후 닷새 만에 남측 취재진이 다시 찾은 개성은 그동안 내린 집중 호우로 논밭과 길가 하천변 등이 흙탕물로 가득한 모습이었다.

개성공단 방문 수속을 밟던 남측 기자단에 한 북측 관계자는 “오늘 회담이 잘 되겠나. 잘 돼야한다”라면서 개성공단을 가리키며 “객관적으로 봐서도 이걸 어떻게 살리지 않을 수 있나. 다시 가동하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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