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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융제재’ 공언에 침묵하는 北…속내는?

美 ‘금융제재’ 공언에 침묵하는 北…속내는?

입력 2010-07-22 00:00
업데이트 2010-07-2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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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양국의 ‘2+2’ 외교.국방장관 회담이 끝난지 만 하루가 지나도록 북한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난 9일 천안함 사건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이 나왔을 때만 해도 북한은 불과 10시간만에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빨리 6자회담 쪽으로 가자’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번 ‘2+2’ 회담이 오래 전에 예고된 만큼 북한은 회담 결과,특히 미국 측의 대북 조치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웠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 맥락에서 볼 때 북한의 ‘침묵’에서 당혹스러워 하는 속내가 읽혀진다는 말도 나온다.그 만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터뜨린 대북 제재 수위가 북측의 예상보다 훨씬 높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클린턴 장관의 발표 내용은 “(핵)확산 활동을 지원하는 개인과 거래 주체에 대해 자산동결 조치를 취하고,북한 무역회사의 불법 활동과 관련된 은행들의 불법적 금융거래 지원을 중단시킬 것”으로 요약된다.

 한 마디로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북한의 최상부 권력층에게 가장 아픈 조치인 ‘돈줄 죄기’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얘기다.

 이런 ‘금융제재’는 당장 2005년 ‘9.19공동성명’ 채택 직후 미국이 착수해 2007년까지 이어졌던 ‘방코델타아시아(BDA)’ 방식을 연상케 한다.

 당시 북한은 2006년 1월 외무성 대변인의 중앙통신 문답을 통해 “핏줄을 막아 우리를 질식시키려는 제도말살행위”라며 강력 반발했다.

 BDA 때 ‘돈세탁 위험 은행’이라는 꼬리표를 달아 우회적으로 북한 계좌를 동결시켰다면,이번에는 마약 거래,위폐 제작 등의 불법행위와 연루된 북한 고위층 인사와 기업의 금융거래를 차단하고 동시에 연관된 해외자산도 동결한다는 것이어서 그 적용 범위와 충격 강도는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구체적으로는 김정일 위원장과 그 가족의 자금,필요 물자 등을 전담 관리하는 노동당의 38호실을 비롯해 100여개의 무역회사와 금광,은행 등을 산하에 두고 김 위원장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39호실,천안함 폭침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총국의 계좌와 자산이 최우선적으로 제재 리스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월 유럽연합(EU)에 의해 제재 리스트에 오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김영춘 인민무력부장,전병호 당 군수공업부장,주규창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백세봉 제2경제위원회(군수경제) 위원장,현철해 인민군 총정치국 상무부국장,박재경 인민무력부 부부장,서상국 김일성대 물리학부 강좌장,변영립 국가과학원장 등도 타킷이 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들은 대부분 소속 기관의 계좌를 개인적 축재 등에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개인에 대한 제재는 자연스럽게 기관 제재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결국 미국은 북한이 가장 아파할 ‘돈줄 죄기’ 카드를 꺼냄으로써 안보리 의장성명 이후 서둘러 6자회담쪽으로 국면전환을 시도해온 북한에 ‘천안함 폭침’에 대한 응징의 의지를 강력히 내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유엔 안보리 논의와 서해 한미합동군사연습을 놓고 계속 미국의 발목을 잡은 중국을 의식해 대북 제재 수위를 높였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아직은 입을 닫고 있지만 미국의 이번 제재에 북한은 강력히 반발할 것으로 관측된다.관심의 초점은 그 방법과 강도이다.

 구체적으로 적시하기는 이르지만 제3차 핵실험이나,미국까지 사정을 늘린 장거리 로켓 발사 등 초강수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의 국내 정세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장용석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핵실험을 통해 강화된 핵능력을 과시하거나 더 사정이 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수도 있다”면서 “일단 금융제재가 본격화되면 중국이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약해져 북미 관계가 더 경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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