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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오만했다… 레드카드 날린 민심

민주당은 오만했다… 레드카드 날린 민심

김승훈, 김가현 기자
입력 2022-06-02 22:26
업데이트 2022-06-03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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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지도부 ‘6·1 참패’ 총사퇴

대선 0.73%P차 아쉬운 패배 자찬
반성·변화 없이 독선에 갇혀 자멸
“86그룹 후퇴… 당 환골탈태해야”

고개숙인 민주당
고개숙인 민주당 6·1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윤호중·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등 지도부가 2일 국회에서 비대위 총사퇴를 발표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비대위는 총사퇴 이후 대선·지방선거를 평가하고 당을 이끌어 갈 새 지도부는 의원총회와 당무위, 중앙위원회를 거쳐 구성하기로 했다.
정연호 기자
6·1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여당 압승, 야당 참패’의 민심은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반성하지 않은 더불어민주당에 호된 회초리를 든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대선에서 0.73% 포인트 차로 진 민주당에 민심은 이번에 완전한 패배를 안긴 셈이다. 결국 역대 최소 표차 대선 패배가 민주당에 독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제대로 된 반성도, 책임론도 없었다.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분위기 속에 대선 과정에서 ‘586 용퇴론’을 띄웠던 송영길 전 대표는 용퇴는커녕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송 전 대표와 ‘투톱’으로 대선을 이끌었던 윤호중 전 원내대표도 사퇴는커녕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며 물러나지 않았다. 대선 패장인 이재명 의원은 사실상 ‘자숙 기간’ 없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왔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는 일부 의원의 고질적인 성 비위 사건이 일어났고, 공동비대위원장끼리 회의에서 고성을 지르며 충돌하는 일도 벌어졌다. 여소야대를 무기로 21대 국회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준다는 약속을 파기하는 등 대선 불복 분위기도 마다하지 않았다.

예상외로 투표율이 저조했고, 특히 투표 열기가 늘 높았던 호남 지역에서 투표율이 크게 낮았던 것은 전통적 지지층이 민주당에 실망해 등을 돌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낙연 전 대표는 2일 소셜미디어에서 “민주당은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 ‘졌지만 잘 싸웠다’고 자찬하며 패인 평가를 밀쳐 뒀다”며 “더 정확히 말하면 정략적으로 호도하고 왜곡했다”고 자인했다.

민주당이 환골탈태 수준의 쇄신을 하지 않으면 2년 뒤 총선에서 의회 권력마저 뺏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역사적으로 민심은 한번 등을 돌리면 대권, 지방권력, 의회권력을 연속해서 한 곳에 몰아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 참패 원인에 대해 “대선에 패하고도 겸허한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입법권력을 앞세워 독주·독선하고, 국민을 계몽하려는 모습을 보여 민주당을 향한 비호감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라며 “누군가 총대를 메고 강경 세력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지방선거는 생활·민생 의제가 중심이 돼야 했는데, 이재명·송영길 등판으로 정권 견제를 축으로 한 대선 연장전이 된 데다 내부 분란만 보여 주면서 지지층도 중도층도 이탈했다”고 분석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후 기자회견에서 “비대위원 일동은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대선 직후에 나왔어야 할 모습이 이제서야 나온 것이다. 민주당은 3일 오후엔 의원총회 겸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열고 향후 진로에 대해 토론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재명 책임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자칫 친문(친문재인)계와 친명(친이재명)계의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교수는 “친문·친명 갈등 등 당내 세 싸움 모습만 보인다면 민심은 완전히 등을 돌릴 것”이라며 “정책·의제를 중심으로 경쟁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주역들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박지현 비대위원장처럼 기성 진보에 찌들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사람들이 당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86그룹 대표 인사들이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며 “재창당에 가까운 혁신을 해야 2년 뒤 총선에서 승산이 있다”고 했다.
김승훈 기자
김가현 기자
2022-06-0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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