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준 해병, 살아만 있길”… 90세 美용사 특별한 구인

“태극기 준 해병, 살아만 있길”… 90세 美용사 특별한 구인

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입력 2022-06-07 22:12
업데이트 2022-06-08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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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 6·25 전우 찾기 캠페인

1951년 봄 대구서 이별하며 받아
란츠 “미국 국기 못 준 게 안타까워
친절한 인상에 영어 잘하는 대원”
보훈처 “작은 단서라도 연락 달라”
미국 해병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던 짐 란츠가 71년 전 한국 해병이 선물한 태극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태극기 해병 찾기 캠페인’을 펼치기로 하고 7일 란츠의 영상을 공개했다. 국가보훈처 제공
미국 해병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던 짐 란츠가 71년 전 한국 해병이 선물한 태극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태극기 해병 찾기 캠페인’을 펼치기로 하고 7일 란츠의 영상을 공개했다.
국가보훈처 제공
“71년 전 일이라 그때 그 친구가 20살이었다면 이제 91살일 텐데, 그가 살아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강산이 일곱 번 바뀔 동안 포화 속에서 함께 싸운 전우를 잊지 못해 여태 찾고 있는 6·25전쟁 참전용사의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6·25전쟁에 참전했던 미국인 짐 란츠(90)다.

국가보훈처는 7일 “1950년 11월부터 미국 해병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란츠 참전용사가 전쟁 당시 자신에게 태극기를 전해 준 한국 해병을 찾아 달라는 소식을 접하고, ‘태극기 해병 찾기 캠페인’을 진행한다”며 사전에 제작된 영상과 사연을 공개했다.

보훈처에 따르면 란츠는 지난 4월 미 로스앤젤레스(LA) 주재 한국 총영사관을 통해 평화의 사도 메달을 수여받으며 70여년간 간직해 온 태극기를 건네준 주인공을 찾고 싶다는 사연을 전했다. 이에 LA 총영사관과 보훈처가 협업을 통해 영상을 제작해 태극기 해병 찾기 캠페인을 추진했다.

1950년 11월부터 1951년 11월까지 미국 해병대로 6·25전쟁에 참전한 란츠는 일본을 거쳐 원산항에 입항했고, 장진호를 거쳐 1951년 봄 대구에 머물렀을 당시(19세) 만났던 한국 해병대원을 찾고 있다. 란츠는 영상에서 “대구에서 2주 정도 머무른 뒤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 그가 나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며 가방에서 한국 국기를 꺼내 줬다. 그 태극기를 지난 71년 동안 참전의 경험을 기억하는 기념품으로 간직했다”며 “그분께 미국 국기를 주지 못한 게 안타깝다”고 했다.

란츠가 한국 해병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 것은 1951년 봄 대구에서 미국 해병대와 합류한 한국 해병대원이라는 것과 친절한 인상에 영어를 잘했으며, 헤어질 당시 태극기를 전해 줬다는 사실뿐이다.

보훈처는 란츠의 사연이 담긴 영상을 보훈처 누리집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전하며 국민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 영상은 보훈처 유튜브 채널과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훈처는 한국 해병대원을 찾게 되면 두 전우의 만남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전쟁터에서 태극기가 맺어 준 아름다운 사연을 널리 알려 한국 참전용사분을 찾는 데 적극 나설 것”이라며 “1951년 봄 대구에서 란츠씨에게 태극기를 준 해병에 대해 작은 단서라도 알고 계신 분은 국가보훈처로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2022-06-0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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