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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스와프’ 대신 한국군 55만명에 백신…한국 체면 살리고 지원 명분 챙긴 바이든

‘백신 스와프’ 대신 한국군 55만명에 백신…한국 체면 살리고 지원 명분 챙긴 바이든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21-05-24 01:26
업데이트 2021-05-24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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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동맹 앞세워 백신 제공 왜

美, 백신 스와프 韓특별대우 부담 덜어
靑 “외국군 중 첫 사례… 최선 다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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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 5일간의 미국 방문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저녁 서울 공항에 도착해 공군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3박 5일간의 미국 방문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저녁 서울 공항에 도착해 공군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 40여개국의 백신 지원을 요청받은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군 장병 55만명에게 조건 없는 백신 제공을 약속한 것은 ‘뒷감당’을 최소화하면서도 한국 정부를 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내에선 백신을 먼저 받아온 뒤 되갚는 ‘백신 스와프’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미국으로선 공공의료체계가 튼튼하고 모범방역국으로 꼽히는 한국을 특별대우할 명분이 부족했다. 주한미군과 연합작전을 수행하는 한국군으로 지원대상을 좁혀 구실을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양쪽 장병들이 협업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면서 한국군 55만명에 대한 백신 지원 계획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특별한 역사를 보건 분야로 확장한 뜻깊은 조치”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백신 스와프에 관심을 쏠린 상황에서 한국군에 대한 백신 지원은 뜻밖이었지만 백악관으로선 최선이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JTBC 인터뷰에서 ‘백신 스와프에 대한 논의가 없었느냐’는 질문에 “한국만 특별히 지원한다는 것은 명분이 좀 약하다는 게 미측 설명이었다”면서 “한국군 지원을 명분으로 1차적으로 지원한 것은 미국이 한국을 특별히 배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외국군 중) 최초로 한국군에 대한 충분한 백신 분량을 우선적으로 조건 없이 지원하기로 했다. 이 정도면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고 했다.

공동성명에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핵심 의료물자(진단키트, 마스크 등)를 다급히 필요로 했던 당시 한국이 기부한 것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한국군 백신 지원은 화답 차원으로도 볼 수 있다. 55만명 지원은 사실상 군 장병 전체에게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30세 이상 장병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친 군 당국은 다음달 7일 전후 30세 미만 장병 중 동의자에 대해 접종을 시작할 계획을 세워 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으로부터 화이자나 모더나를 조기에 제공받으면 일정이 앞당겨질 수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백신 종류, 시기 등 세부 사항은 미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부터 스와프보다 위탁생산을 통한 물량 확보가 더 의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백신은 올해, 내년 끝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의 위탁생산 계약이 중장기적으로는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공동취재단·서울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21-05-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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