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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포격 10주기에 이인영 “‘폭파’ 남북 연락사무소 재개로 평화 시작”(종합)

연평도 포격 10주기에 이인영 “‘폭파’ 남북 연락사무소 재개로 평화 시작”(종합)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11-23 13:57
업데이트 2020-11-2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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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국회 남북연락·협의기구 발전적 재개방안 모색 토론회서 밝혀

연락사무소 北폭파에 “아주 잘못된 일이나,
“어떤 시련도 남북 평화 위해 나아가야”
“서울·평양에 연락소·무역대표부 소망”
李, 평양 간 4대 대기업과 오찬…역할 모색
野 “종전선언 허상만 좇아…또 농락당할 것”
北 연평도 포격에 집 불타고 국민 4명 사망
안철수 “국민에 월북 프레임 씌우는 나라”
이인영 통일부 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연락?협의기구 발전적 재개 방안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2020. 11. 23 김명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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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개성공단에 세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16일 개성공단에 세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연평도 포격 10주기인 23일 “새로운 남북관계의 변화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신 재개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6월 대북전단 살포에 불만을 품고 대남비방을 이어가다 남한 혈세 170억원을 들여 만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시켰다. 이 장관은 이에 대해 “쉽진 않겠지만 무너진 연락사무소를 적대의 역사에 남겨두지 않고, 더 큰 평화로 다시 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평양 대표부를 비롯해 개성, 신의주, 나진, 선봉지역에 연락소와 무역대표부 설치도 소망해본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10년 전인 2010년 11월 23일 서해 북단 연평도를 향해 170발이 넘는 포탄을 퍼부었다. 당시 우리 국민의 집이 불타고 해병대 장병 2명과 민간인 2명 등 모두 4명이 목숨을 잃었다. 포탄에 맞아 화염에 휩싸인 집과 그 집이 흔들릴 정도로 울렸던 폭발음을 기억하는 연평도 주민들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 겪었던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이인영 “남북 연락선 복구,
평화의 시작 알리는 신호탄될 것”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연락·협의기구의 발전적 재개 방안 모색’ 토론회의 개회사에서 “남북의 상시적 연락선의 복구는 ‘평화의 시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지난 6월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개성공단 내 연락사무소 청사를 일방적으로 폭파한 일에 대해선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는, 남북관계의 역사가 무너지는 듯한, 너무나 무책임한 장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북의 이러한 행동은 평화로 가는 우리 국민의 기대와 열망을 정면으로 배반한 아주 잘못된 행위였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그러나 “어떠한 시련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남북관계를 평화 번영의 미래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다시 또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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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연락?협의기구 발전적 재개 방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2020. 11. 23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연락?협의기구 발전적 재개 방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2020. 11. 23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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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통일부 장관(왼쪽 세번째) 등 참석자들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연락?협의기구 발전적 재개 방안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2020. 11. 23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이인영 통일부 장관(왼쪽 세번째) 등 참석자들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연락?협의기구 발전적 재개 방안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2020. 11. 23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토론 참석자들
‘서울·평양 상주대표’ 신설 필요 주장

이날 토론회에서도 ‘서울·평양 상주대표부’ 신설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여러 차례 나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부총장은 “앞으로 협의기구를 다시 재가동한다면 개성 공동연락사무소가 아니라 한 차원 격상된 서울·평양 상주대표부 형식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주대표부는 외교공관의 불가침이 적용되는 비엔나 협약의 적용을 받으므로 북한의 폭파 같은 일방적 행위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택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실장도 “가장 바람직한 방안은 연락사무소를 격상해 서울·평양 상주대표부를 신설하는 것”이라며 “북한은 평양 연락사무소 설치에 거부감을 보여왔지만 북미관계 개선과 연계해 평양 상주대표부를 수용하도록 설득·압박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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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연락?협의기구 발전적 재개 방안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2020. 11. 23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연락?협의기구 발전적 재개 방안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2020. 11. 23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이인영, 삼성·SK·LG·현대차그룹 등
재계 인사와 오찬 간담회…역할 주문

이 장관은 이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평양에 갔었던 삼성전자·SK·LG전자·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재계 관계자들과 만나 경제협력 등 향후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역할을 모색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간담회는 의견 수렴과 소통의 일환으로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했던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는 것”이라며 “남북관계 발전의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하도록 정부와 기업들의 역할을 함께 모색하고자 마련된 자리”라고 설명했다.

간담회 참석자는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 때 방북했던 기업들이 주요 대상이다.

삼성전자·SK·LG전자·현대차그룹 등 4대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현대아산과 포스코 관계자들과 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 관계자들도 자리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취임 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남북 교류의 물꼬를 틀 수 있는 물물교환 방식의 ‘작은 교역’을 추진하는 등 남북 경협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미국 정권 교체에 따른 대북 기조 변화 예고 등 한반도 정세가 유동적인 상황에서 이날 간담회를 통해 새로운 남북경협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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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2020. 11. 23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2020. 11. 23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野 “안보상황 하나도 나아진 게 없다”
“연락사무소 폭파·국민 총살에도 잠잠”

야권은 이러한 정부 행보에 대해 연평도 포격 10주기를 맞아 순직 장병과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관을 정면 비판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연평도 도발은 휴전협정 이래 우리 영토와 국민 대상으로 대규모 군사 공격을 감행한 대표적 사례”라며 정부를 향해 “안보에 구멍이 뚫리면,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라”고 했다.

비대위원들은 이날 회의에 앞서 희생자에 대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에서 “1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안보 상황은 그때보다 나아진 게 없다”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형체도 없이 폭파하고, 우리 국민을 총살하고 불태워도 이 정부는 잠잠하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가 종전선언이란 허상만 좇고 있다. 북한이 만만한 남한을 향해 언제 다시 우리의 영토와 국민을 농락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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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 11. 23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 11. 23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안철수 “北, 연평도 포격 당시나 지금도
제대로 된 사과 없이 우리 탓으로 돌려”

安 “김정은 전통문에 감읍, 이게 정상 국가냐”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 10주기 추모식을 찾았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연평도 포격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북한은 제대로 된 사과나 유감 표명 없이 모든 것을 우리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이 정권 사람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통문 한 장에 감읍하고, 우리 국민에게 월북 프레임을 뒤집어씌웠다”며 “이러한 태도가 정상적 국가가 취할 자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2010년 11월 23일 북한군의 포격으로 철모가 불타는지도 모른 채 북한 해안포기지를 향해 대응 사격을 하다 부상당한 임준영 상병의 모습. 왜 ‘연평도 포격전’으로 재평가해야 하는지 보시길 바랍니다. 연평도 공동취재단
2010년 11월 23일 북한군의 포격으로 철모가 불타는지도 모른 채 북한 해안포기지를 향해 대응 사격을 하다 부상당한 임준영 상병의 모습. 왜 ‘연평도 포격전’으로 재평가해야 하는지 보시길 바랍니다. 연평도 공동취재단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 당시 해병대 K-9 자주포가 대응 사격을 하는 모습. 국방부 제공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 당시 해병대 K-9 자주포가 대응 사격을 하는 모습. 국방부 제공
연평도 주민 150명, 포격 1년 뒤에도
불안·불면증 등 외상 후 스트레스

2016년에도 49명 트라우마 등 고위험군

상당수 연평도 주민들이 북한 포격 사태 이후 장기간 심리치료를 받았다.

인천 한 병원이 포격 사태 1년 뒤 연평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PTSD) 검사를 한 결과 대상자 150명 가운데 상당수가 높은 스트레스 수치를 보였다.

당시 1년이 지난 시점까지도 일부 연평도 주민들은 신경안정제를 복용했고, 보일러나 냉장고의 작은 소음에도 놀라 잠에서 깨는 등 불안과 불면증을 호소했다.

2016년에도 옹진군보건소가 연평도 주민 206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검사를 한 결과 49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우울증 등을 앓는 고위험군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평도 주민 박모(61·남)씨는 언론에 “그때보다는 나아졌지만, 남북관계가 좋지 않을 때는 항상 불안하다”며 “꿈에도 포격 당시 대피소로 뛰어가던 사람들 모습이 자주 나온다”고 토로했다.
연평도 희생자 故 김치백씨 老母 뒤늦은 통곡 2010년 연평도 포격 민간인 희생자의 빈소가 차려진 인천 길병원 장례식장에서 故  김치백씨의 노모 황미녀(83)씨가 아들의 영정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연평도 희생자 故 김치백씨 老母 뒤늦은 통곡
2010년 연평도 포격 민간인 희생자의 빈소가 차려진 인천 길병원 장례식장에서 故 김치백씨의 노모 황미녀(83)씨가 아들의 영정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연평도 주민 김모(50·여)씨도 10년 전 그날을 생각하면 가슴이 쿵쾅거리고 손이 떨린다고 했다.

그는 “포격 당시 남편이 운영한 가게에 있었는데 우리 군이 호국 훈련을 하는 줄 알았다”며 “쿵, 쿵하는 포탄 소리가 점점 가까이서 들려 밖에 나갔다가 화염을 보고 깜짝 놀라 아이들부터 찾았다”고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아직도 그날의 트라우마가 남아 있다. 우리 군이 포 사격 훈련을 하는 날이면 나도 모르게 긴장된다”고 토로했다.

인천시 옹진군은 이달부터 인천의료원에 위탁한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인천의료원 정신의학과 전문의가 센터장을 맡고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등이 연평도 등 관내 섬으로 직접 가서 심리 치료나 상담을 한다.

옹진군 관계자는 “연평도 포격 이후 실제로 많은 주민이 정신적으로 힘들어했다”며 “지금은 그런 분들이 많이 줄었지만, 상담 등을 통해 지속해서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24일 오전 연평도 일부 주택이 포격을 받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24일 오전 연평도 일부 주택이 포격을 받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인근 방공호로 긴급 대피한 주민들이 24일 새벽, 추위속에 한데 모여 앉아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인근 방공호로 긴급 대피한 주민들이 24일 새벽, 추위속에 한데 모여 앉아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인근 방공호로 긴급 대피한 주민들이 24일 새벽 추위속에 누워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인근 방공호로 긴급 대피한 주민들이 24일 새벽 추위속에 누워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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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편 맞은 연평도 백구  (연평도=연합뉴스) 박지호 황철환 기자 = 27일 오전 연평도 성당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태 당시 파편을 맞아 중상을 입은 백구 한 마리가 전투식량을 먹고 있다.
파편 맞은 연평도 백구
(연평도=연합뉴스) 박지호 황철환 기자 = 27일 오전 연평도 성당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태 당시 파편을 맞아 중상을 입은 백구 한 마리가 전투식량을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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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연락?협의기구 발전적 재개 방안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2020. 11. 23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연락?협의기구 발전적 재개 방안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2020. 11. 23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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