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쏠린 눈…‘별의 순간’ 잡을까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쏠린 눈…‘별의 순간’ 잡을까

황비웅 기자
황비웅 기자
입력 2021-04-09 17:55
수정 2021-04-10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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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전투표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2021.4.2 연합뉴스
4·7 재보궐선거가 끝나자마자 차기 대권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이 선거에서 예상외의 큰 표차로 압승을 거두면서 정권교체 가능성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이 어떤 형태로든 대선가도에 전면 등장해 ‘별의 순간’을 잡을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4일 검찰을 박차고 나온 뒤 꾸준히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에 대한 비판, 재보선 투표 독려 등의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 전부다. 사전투표 일정을 공개한 뒤 투표소에 부친과 함께 잠시 모습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대권 관련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아직은 정치 전면에 등판할 ‘타이밍’을 고심하고 있는 눈치다.

이런 가운데 윤 전 총장이 ‘제3지대’를 통해 등판할지, 국민의힘에 입당할지 여부에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LH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국민의힘이 제1야당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 만큼 윤 전 총장이 등장한다면 제3지대를 통해 중도층을 모아 야권의 정계개편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이 압승하면서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시나리오도 야권을 중심으로 꾸준히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은 9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의 입당 가능성에 대해 “대선주자는 커다란 정당을 배경으로 삼지 않으면 혼자서 상당 기간을 갈 수 없다”고 전했다.

재보궐선거에서 압승해 수권정당으로서의 가능성을 엿본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에게 입당을 권하는 ‘러브콜’을 꾸준히 보내고 있다. 주 권한대행은 “정치자금 문제도 입당하면 해결이 되는데 그렇지 않으면 모두 개인 돈으로 해결해야 된다”며 “그런 것들을 윤 전 총장이 잘 안다면 끝까지 제3지대로 남아서 가는 상황은 거의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선을 치를 때 선거비용은 수백억 원에 달한다. 윤 전 총장의 개인적 자금이나 후원금으로 선거비용을 충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내 충청권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5선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충청대망론’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윤석열은 고향 친구”라면서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선후보를 뽑는 절차가 시작되기 전에 윤 전 총장이 입당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이 곧바로 야권행을 선언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하기에는 무리수가 따른다는 시각이 많다. 검찰을 나온지 불과 몇달 안돼 정치권으로 간다면 정치적 편향성 논란으로 향후 행보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석열 전 총장이 당 외곽에서 만나 제1야당으로 목표점을 잡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지난 8일 채널A ‘뉴스A’에 출연해 “개별적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자기 정치활동의 영역을 확보하긴 힘들 것”이라면서 “주변을 제대로 구성해서 정치를 시작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3지대에서 정치세력을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뜻으로 읽힌다.

이번 선거 압승의 일등공신인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과 접촉해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다면 내년 대선에서 중도층과 보수층을 아우르는 방식으로 야권과의 접촉면을 늘려갈 수도 있다. 입당하지 않고 제3지대에서 세를 구축한 뒤 야권의 정계개편을 모색하는 방법이다. 반대로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길잡이’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도 야권 내에서는 여전하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으로부터 만나자는 요청이 오면 만나보겠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함께 얘기해보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고 그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 후보감으로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그때 도울지 안 도울지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시나리오에서 걸림돌은 여전히 존재한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8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특검 수사팀장을 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던 분”이라면서 “구속 기소와 구형, 법원의 형량이 너무 과했다”고 말했다. 대권 출마를 준비 중인 유 전 의원이 윤 전 총장에게 견제구를 날리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차기 대권주자 1위 자리를 내준 것도 향후 행보에 따라 지지도가 출렁거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유 전 의원은 “현재 지지도가 그대로 가지는 않을 것이고, 몇 번 출렁거릴 계기가 있을 것”이라며 “지지도가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의미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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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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