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총선 승패 갈랐다…경고 주고 받은 여야 ‘막말 주의보’

1년 전 총선 승패 갈랐다…경고 주고 받은 여야 ‘막말 주의보’

이근홍 기자
입력 2021-02-12 14:00
수정 2021-02-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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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논란’ 미래통합당, 지난 총선서 수도권 16석 그쳐
서울 무당층 29% 달해…말 실수가 영향 미칠 가능성도 커
“여야 공히 ‘응징론’ 프레임 걸려있어 더 조심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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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 위원회에서 전거종합 상활실 설치 및 선거장비 전시 시연행사가 열리고 있다. 2021. 2. 4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 위원회에서 전거종합 상활실 설치 및 선거장비 전시 시연행사가 열리고 있다. 2021. 2. 4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여야 모두 ‘막말 주의보’를 발령했다. 1년 전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야기한 막말 논란이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 똑똑히 지켜본 만큼, 보선 직전 사소한 말실수로 공든 탑을 무너뜨리지 않겠다는 각오다.

최근 여야는 막말 논란으로 나란히 ‘경고’를 주고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은 지난달 29일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부산에 계신 분들은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TV조선, 채널A를 너무 많이 봐서 나라 걱정만 하고 계시는지 한심스럽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부산시민이 정부 비판 보도를 분별없이 받아들인다는 취지로 해석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결국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려 “분명히 저의 본심과 다른 잘못된 발언”이라며 “제 발언으로 불편하셨을 시민 여러분께 사죄드린다.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 없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에서는 조수진 의원이 민주당 고민정 의원을 ‘후궁’에 빗댓다가 비판에 직면했다. 조 의원은 고 의원이 서울시장 보선에 출마한 같은 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겨냥해 “지난 총선 광진을 주민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했다”고 저격하자 이에 반격하는 과정에서 후궁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에 고 의원이 지역구 선거에서 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점을 부각하며 “후궁이 왕자를 낳았어도 이런 대우는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해당 발언을 두고 민주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하자 조 의원도 입장문을 내 “저의 비판이 애초 취지와 달리 논란이 된 점에 유감을 표한다. 고 의원님에게도 미안하다”고 말했다.

선거를 앞두고는 유권자를 의식해 평소보다 더 센 발언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발언이 막말로 번질 경우 당은 치명타를 입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1대 총선이다. 당시 미래통합당에서는 지역구에 출마한 일부 후보들이 세월호와 노인 비하 발언을 잇달아 쏟아내며 유권자들을 분노케 했다. 그 결과 미래통합당은 수도권에서 단 17석을 얻는데 그쳤다. 20대 총선 당시 35석에 비해 반토막이 난 셈이다.

이번 보선의 핵심은 서울이고, 서울에는 아직 지지정당을 정하지 못한 무당층이 많다는 점에 있어 막말 논란은 선거에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한국갤럽이 지난 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3.1% 포인트,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무당층은 28%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서울 내 무당층은 29%로 조사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2일 통화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취임 초반부터 지난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막말을 꼽았다”며 “이후 당 내부적으로도 수차례 말조심을 하라는 경고를 했기 때문에 이번 보선을 앞두고는 지난 총선과 같은 실수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서울 유권자들은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은 합리적 판단을 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여야 후보가 팽팽하게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선 말실수 하나가 승부를 가를 수 있다”며 “특히 여야에 공히 ‘응징론’ 프레임이 걸려있기 때문에 균형 추가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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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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