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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선·편집권 독립하겠다더니 징벌적 손배로…산으로 가는 언론개혁

지배구조 개선·편집권 독립하겠다더니 징벌적 손배로…산으로 가는 언론개혁

이민영 기자
이민영 기자
입력 2021-02-10 15:36
업데이트 2021-02-1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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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미디어·언론 상생 태스크포스(TF) 소속 의원들이 9일 국회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에 언론을 포함하는 언론개혁법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기대 간사, 노웅래 단장, 최인호 부단장.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더불어민주당 미디어·언론 상생 태스크포스(TF) 소속 의원들이 9일 국회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에 언론을 포함하는 언론개혁법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기대 간사, 노웅래 단장, 최인호 부단장.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문재인 대통령 언론개혁 공약 실현 전무

“집권하고 나니 현상유지 유리 판단한 것”

 더불어민주당이 징벌적 손해배상과 정정보도 반론권을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언론개혁을 3월 안에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과잉 입법, 언론 길들이기 논란이 있는 가운데 언론의 자율과 독립을 보장하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공약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낙연 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에서 “미디어·언론 상생 태스크포스(TF)에서 가짜뉴스 근절을 위해 추진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에 기성 언론사를 포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TF단장인 노웅래 최고위원은 ‘언론 탄압’이라는 야당의 비판에 대해 “고의와 중과실이 입증되는 경우에만 국한해 적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3월 임시국회 내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TF는 회의를 열고 기성 언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1인 미디어, 포털 등을 모두 포함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진하기로 했다. 거짓·불법 정보로 명예훼손 등 피해를 볼 경우 손해액의 3배까지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정정보도는 최초 보도의 2분의1 수준으로 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당은 언론개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언론의 편집권을 침해하고 보도 활동을 위축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초 KBS·MBC 등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등 언론사의 자율과 독립을 보장하는 방향의 언론개혁을 약속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장악으로 황폐화된 언론 생태계를 회복시키겠다는 구상이었다. 방송의 경우 보도·제작·편성과 경영을 분리해 편성위원회를 구성하고 신문도 편집권의 독립을 보장하는 내용의 신문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포털이 장악한 뉴스 시장의 공론장을 구축하고, 지역언론을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집권 5년차까지 언론개혁 공약에서 실현된 것은 전무한 실정이다.

 언론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시민단체들도 본연의 언론개혁을 주문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전날 “민주당이 시급히 해야 할 일은 언론공약을 이행하는 것”이라며 “KBS·MBC·EBS 등 공영방송 이사진의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상반기 내에 개혁 입법을 하지 않으면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겠다는 공약은 공염불이 되고 만다”고 주장했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야당일 때는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다가 집권하고 나니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현상유지하는 것이 정권에 유리하다고 정치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여당이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연달아 거치면서 언론을 규제하는 입법의 필요성을 자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을 때마다 언론 탓으로 돌렸다. 지난해 조 전 장관이 사퇴하자 문 대통령은 “언론 스스로 절박함에 대해 깊이 성찰하면서 신뢰받는 언론을 위해 자기 개혁의 노력을 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고, 이해찬 대표는 “언론은 진실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지 의혹 제기나 불법적인 피의 사실 공표를 받아쓰는 데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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