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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김정은 “북남 다시 손잡는 날” 언급한 까닭은?

[뉴스분석]김정은 “북남 다시 손잡는 날” 언급한 까닭은?

임일영 기자
임일영 기자
입력 2020-10-11 14:30
업데이트 2020-10-1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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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미 대선까지 상황관리… 남북관계 관리 의지

文대통령 대화 제안에 반응… 미 대선뒤 중재 역할 기대

‘공무원 피격사망’ 매듭져야 남북관계 개선 모멘텀 생겨
북한은 10일 노동당 창건일 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전했다.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설을 하면서 오른손을 높이 든 모습. 뉴스1
북한은 10일 노동당 창건일 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전했다.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설을 하면서 오른손을 높이 든 모습. 뉴스1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에게도 따뜻한 이 마음을 정히 보내며 하루빨리 이 보건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손을 마주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남메시지는 딱 한 문장이었지만, 남북관계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수해 등 삼중고를 겪는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열병식 연설에서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과 ‘북과 남이 다시 두손을 마주잡는 날’과 같은 육성 메시지가 나왔다는 점은 지극히 이례적이다.

최근 북한군에 의한 서해상 공무원 피격 사망 사건과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터라 한미 모두 이번 연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지난달 8, 12일 오간 남북 정상 친서 교환의 연장선에 있지만 정상 간 내밀한 소통이 아닌 대중연설에서 공식화했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 앞서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김 위원장의 사과가 담긴 통지문이 지난달 25일 청와대로 전달됐지만, 북측 내부에는 알려지지 않았다.

탈북단체의 대북전단에 대한 미온적 대처를 이유로 북측은 지난 6월 대남 사업을 ‘대적 사업’으로 전면 전환했다. 이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뒤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남 비방 여론전을 펼쳤다. 같은 달 23일 김 위원장의 ‘대남 군사행동 계획 보류’ 결정 이후 일촉즉발의 위기에서 벗어났더라도 살얼음판을 걷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이번 연설을 통해 남북관계를 관리해 나가겠다는 점을 안팎에 분명히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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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5회 유엔총회에서 화상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이번이 네 번째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5회 유엔총회에서 화상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이번이 네 번째다.
청와대 제공


올초부터 남북교류 복원 드라이브를 걸어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거듭 대화의 손짓을 한데 대해 즉각 손을 맞잡지는 못하지만, 그럴 뜻은 있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도 읽힌다.

다만 북이 생각하는 남북교류 재개 시점은 당장은 아니다. 김 위원장은 형식상 남북관계 복원 시점으로 ‘보건위기 극복’을 꼽았다. 미국 대선까지 상황을 관리하고, 이후 결과를 보고나서 대화를 모색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누가 당선되든 문 대통령과 신뢰 속에서 중재자 역할에 기대하는 메시지로도 평가된다.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선 공무원 피격 사망 사건에 대한 매듭이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청와대가 남북관계 복원을 추진하더라도 국민적 지지를 끌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 정도 연설 수위라면 공무원 피살사건에 대한 우리 요구를 무시하지 않고 추가로 성의를 보일 것으로 본다. 다만 우리가 원하는 수준일지는 미지수”라면서 “남북관계 재개 타이밍은 미 대선과 연동된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미 대선까지는 상황관리를 하고, 결과에 따라 시나리오를 만들텐데 남북 관계도 따라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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