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응에는 ‘中 눈치보기’, ‘사대주의’ 공세
29일 경기도 과천 서울특별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책 TF 현장을 방문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인사말 하고 있다. 2020.1.29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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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29일 “지금 청와대가 ‘우한 폐렴’ 명칭이나 고치고 있을 만큼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며 “중국인 입국 금지 청원자가 삽시간에 50만 명이나 돌파한 사실을 정부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고질적인 중국 눈치 보기에 국민의 불신은 더 깊어진다”고 말했다.
유기준 의원도 “현대판 흑사병이라고 할 수 있는 우한 폐렴 환자가 전 세계에서 4000여 명이 확인됐는데 대통령은 뒷북 치듯 우한 지역 입국자 전수조사를 지시했다”며 “중국 눈치 보기에 급급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국제적 규정과 외교적 파급 관계 등을 모두 따져야 할 전면 입국 금지 문제를 중국에 대한 ‘눈치보기’라고 매도한 것이다. 하지만 과거 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발병국 출신의 입국을 제한한 경우는 없다.
인도적 사안인 의료지원을 마치 ‘퍼주기’로 규정한 발언도 나왔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정부가 중국에 마스크 200만개와 의료지원을 하겠다는데 중국은 세계 G2(주요 2개국)를 자처하는 국가”라며 “자국민 보호를 해야할 정부가 이런 행동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어느 나라 대통령인가”라고 지적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 멀쩡한 사람이 그냥 쓰러지고, 우한 시내의 병원에 사람이 바글바글 앉아있다”며 확인되지 않은 ‘괴담’을 재생산하기도 했다.
또 정 최고위원은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중국에 대해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고 했는데 문재인 정권 주사파들은 피가 진한가 이념이 진한가”라며 “북한도 국경을 폐쇄한다는데 공산당도 하지 않는 사대주의를 멈추라”고 덧붙였다.
야당이 재난 상황에 대한 정부의 철저한 대응을 요구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특정 국가 국민을 ‘잠재적 감염자’로 낙인 찍거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확산시키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또 중국인 입국을 금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29일 현재까지 58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정치권이 재난 이슈를 총선 표심 잡기에 활용하는 듯한 것처럼 비춰지는 점도 문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보수 정당이 매사를 정권 심판론으로 몰고 가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바람몰이도 어느정도 합리성을 갖춰야 한다”며 “공당이라면 국민 정서에 편승해 불안감을 고조시킬 게 아니라 ‘우리가 집권 세력이라면 정부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도 “국민이 불안을 야당이 대신 전할 수는 있지만 (입국 금지 등) 판단은 국제 관계 등까지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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