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김 위원장과 나는 세상에서 둘도 없는 좋은 길동무”

文 대통령 “김 위원장과 나는 세상에서 둘도 없는 좋은 길동무”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4-27 21:20
수정 2018-04-27 21:2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김정은 분계선 넘어오는 것 보며 盧 떠올려…10년간 한스러운 세월”

이미지 확대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환영사 하고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환영사 하고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북측에 ‘길동무가 좋으면 먼 길도 가깝다’는 속담이 있다. 김 위원장과 나는 이제 세상에서 둘도 없는 좋은 길동무가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진행된 만찬 환영사에서 “나와 김 위원장은 세계가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어제를 옛날처럼 만들었다. 하나의 봄을 기다려 온 남북 8천만 겨레 모두 고맙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것을 보며 11년전 노무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던 모습을 떠올렸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그때 우리는 그렇게 군사분계선을 넘어가고 넘어오면서 남과 북을 가로막는 장벽이 점점 낮아지고 희미해져 우리가 다시 하나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그 후 10년 우리는 너무나 한스러운 세월을 보냈다. 장벽은 더욱 높아져 철벽처럼 보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우리는 오늘 한반도에서 전쟁의 먹구름을 걷어내고 평화와 번영, 공존의 새 길을 열었다. 역사적 사명감으로 어깨는 무거웠지만, 보람있는 하루였다”며 “10년의 세월을 가르고 단숨에 장벽을 다시 연 김 위원장의 용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나는 진심을 다해 대화했고 마음이 통했다. 분단의 상징 판문점은 세계 평화의 산실이 됐다”며 “남과 북이 우리 민족의 운명을 주도적으로 결정해 나가고,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함께 받아 나가야 한다는데 함께 인식을 같이했다.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귀중한 합의를 이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서로 주먹을 들이대던 때도 있었고 헤어진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서러운 세월도 있었지만 우리 겨레는 모두 잘 견뎠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새로운 세계질서를 만들어갈 역사적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에 공감했고, 함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게 됐다”며 “이제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오늘처럼 남북이 마주앉아 해법을 찾을 것이며, 발걸음을 되돌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이 강토에서 사는 그 누구도 전쟁으로 인한 불행을 겪지 않을 것이다. 영변의 진달래는 해마다 봄이면 만발할 것이고, 남쪽 바다의 동백꽃도 걱정 없이 피어날 것”이라며 “우리가 함께 손잡고 달려가면 평화의 길도 번영의 길도 통일의 길도 성큼성큼 가까워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남과 북은 오늘 대담한 상상력으로 걷기 시작했다. 평창에서 화해의 악수를 건넨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 환영해주신 남쪽 국민도 큰 힘이 됐다”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도 특사로 방문해 대화의 물꼬를 터준 것에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측 속담에 ‘한 가마 먹은 사람이 한 울음 운다’고 했지만, 우리는 손님에게 밥 한 끼를 대접해야 마음이 놓이는 민족이다. 귀중한 합의와 함께 귀한 손님들과 저녁을 하게 돼 기쁘다”며 “김 위원장이 특별히 준비해 준 평양냉면이 오늘 저녁의 의미를 더 크게 해줬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우리 만남으로 민족 모두의 마음속 응어리가 풀어지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한 가마 밥을 먹으며 함께 번영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