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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반대 고리로 관계정상화 시동”…북중회담 전문가 진단

“사드반대 고리로 관계정상화 시동”…북중회담 전문가 진단

강윤혁 기자
강윤혁 기자
입력 2016-07-25 17:21
업데이트 2016-07-2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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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전승절’에 中고위인사 참여여부 주목”…“북·중 정상회담 가능성”

북한과 중국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2년 만에 외교장관 회담을 하면서 앞으로 관계 정상화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전문가들은 25일 북한과 중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라는 공통의 입장을 고리로 향후 공조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오는 27일 북한 ‘전승절’이라고 부르는 정전협정 체결일 기념식에 중국 측 고위인사가 방문한다면 관계 복원의 뚜렷한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더 나아가 북·중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북·중 외교장관 회담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견지하겠지만, 앞으로 북·중 경협을 확대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더욱 관용적인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북·중 관계가 서먹해졌으나, 사드배치 문제를 둘러싸고 공조체제가 가동되고 있다. 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으로 북·중 정상회담 가능성이 커졌다고 본다.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원칙을 고수하겠지만, 사드 배치 결정을 계기로 중국이 북·중 정상회담의 조건을 완화하고 빠르면 올해 안에 성사시킬 가능성이 커졌다. 오늘 리용호 외무상과 왕이 부장 회담은 5월 방중한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중국 쑹타오(宋濤) 대외연락부장 간 회동 이후 양국 간 복원되는 고위급 채널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북·중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계속 논의될 것으로 본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몽골에서 열린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에서 중국의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특별한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한반도 사드배치 결정으로 발생한 한·중 간 간극을 보여주는 상징적 상황이었다. 이번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양국 간 이견을 재확인하는 자리 그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고 본다.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한미 양국의 사드배치 결정에 대한 불만을 북한도, 중국도 표시해야 하는데, 이번 ARF 무대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고 보면 된다. 중국이 ARF 카드로 한국 정부를, 미국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는 모양새다. 북한 역시 국제사회 제재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 중국 모멘텀을 이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 과정에서 한·중 양국의 대북 공조체제를 흔들고 한·중 간 틈 벌리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노력의 결실이 북·중간 외교장관 회담 개최로 이어졌다고 본다. 북한은 앞으로 중국과의 공조체제를 강화해 위기 국면을 타개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중국의 반발이 예상되는 제5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고 봐야 한다. 오는 27일 정전협정 체결일을 계기로 북·중간에 고위급 인사교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고위급 인사를 파견해 과거의 순망치한 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단기적 국면에서 보면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회담은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불만의 표출로 볼 수 있다. 북한과 중국이 사드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양새를 국제사회, 특히 미국과 우리 정부에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ARF 회담 참석을 계기로 리진쥔(李進軍)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공항에서 리 외무상을 배웅하고 리 외무상과 왕 부장이 같은 비행기를 타고 라오스에 도착한 뒤 같은 호텔에 묵는다는 것은 북·중 외교관계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사례라고 본다.

장기적으로 보면 중국이 북한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에 대해 나름대로 판단했다고 봐야 한다. 중국에서 볼 때 북한의 김정은 체제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정전협정 체결일, 북한이 주장하는‘ 전승절’ 기념식에 중국에서 고위급 인사를 보내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에서 상무위원급 비중 있는 고위급 인사를 평양에 보내면 북·중 양국 간 관계 정상화의 조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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