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북한] ② ‘호통정치’ 나선 김정은…잇단 격노·질책

[흔들리는 북한] ② ‘호통정치’ 나선 김정은…잇단 격노·질책

입력 2015-07-06 08:10
업데이트 2015-07-0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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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정계 데뷔 첫해인 2012년부터 호통 치고 질책하며 등장공포정치 통해 ‘젊고 유약한 지도자’란 이미지 지우려 하는 듯

짧은 기간 안에 정권을 물려받아 권력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호통정치’를 통해 간부들의 기강을 잡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신의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이견을 제시하면 권위에 도전하는 것으로 간주해 질책은 물론 숙청까지도 서슴지 않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통치 스타일에 내부의 불만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북한은 최고지도자의 현지지도 소식을 보도할 때 격려와 칭찬 등 긍정적인 내용을 주로 전해왔으나 김정은 정권 들어 ‘질타’와 ‘지적’이 있었다는 보도가 잦아지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 현지지도 시 화를 내는 장면이 좀처럼 공개되지 않았으나, 김정은 제1위원장은 데뷔 첫해인 2012년 5월부터 평양 만경대유희장에서 잡초를 직접 뽑으며 놀이장 관리가 ‘한심하다’고 질책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등장했다.

2013년 5월에는 미림 승마구락부 건설현장에서 자신이 보낸 외국 승마학교 자료를 전혀 참고하지 않았다고 화를 내는가 하면, 해군 부대를 시찰하면서 ‘위장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군인들이 생활하는 병영을 적합한 곳에 정하지 않았다’며 지적을 쏟아냈다.

최근 완공된 평양 순안국제공항 제2청사가 한창 건설 중이던 지난해 11월에는 건설현장을 찾아 “주체성, 민족성이 살아나게 마감하라고 과업을 줬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질책하며 재설계를 지시했다.

김정은 정권 출범과 함께 핵심 실세로 부상했던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은 당시 공항 건설현장에서 문책을 받은 이후 지방 농장으로 쫓겨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호통’과 ‘질책’의 대상은 군부대나 건설현장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문화예술이 전반적으로 침체 상태에 빠져 있다며 문학예술인들의 ‘패배주의’를 질타하기도 했다.

올해 역시 ‘호통정치’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대동강 자라공장을 찾은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이 공장처럼 일을 해선 안된다”고 격노하며 “위대한 장군님의 업적을 말아먹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과거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질책과 호통, 분노하는 모습을 자주 노출하는 것은 결국 상대적으로 미약한 자신의 권위를 세우려는 방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젊고 유약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지우고 체제 안정과 내부 결속을 꾀하기 위해 간부와 주민들의 군기를 잡는 ‘공포 정치’를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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