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 혁신위원장 수락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24일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에 공식 임명됨에 따라 4·29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거듭된 야권의 분열상을 조기에 수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1야당의 쇄신과 미래가 김 위원장의 손에 달렸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혁신위가 미봉책을 내놓거나 혁신안을 놓고 계파 갈등이 재연될 경우 새정치연합은 더 큰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이 이날 “(주변에서) 위원장 자리는 독배나 다름없다는 말씀을 했다”며 의욕보다 부담감부터 드러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왼쪽) 대표와 당 혁신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2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힌 뒤 마주 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김명국 전문기자 daunso@seoul.co.kr
김명국 전문기자 daunso@seoul.co.kr
혁신위가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공천 룰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도 관심사다. 공천제도 혁신을 주도해야 하지만, 원외 인사인 데다 당내 기반도 취약한 김 위원장이 과연 중진 용퇴론이나 호남 물갈이론 등의 ‘칼날’을 휘두를 수 있을지에 벌써부터 의문이 제기된다. 원혜영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공천혁신추진단과 역할이 겹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곤 혁신위 체제’가 순항하기 위해서는 당 지도부와의 ‘역할 정리’도 필수적이다. 문재인 대표는 김 위원장에게 혁신의 전권을 부여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렇게 되면 당 지도부는 사실상 이름만 남는 셈이 된다. 혁신위의 권한을 놓고 집행기구인 최고위가 이견을 제시하면 양 기구 사이에 낀 문 대표의 리더십은 또다시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다.
당 관계자는 “혁신위의 출범은 당 지도부의 무력화를 의미하는데, 최고위원들이 과연 가만히 보고만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혁신위원장 인선을 마무리한 문 대표는 이날 당내 대선주자 모임인 ‘희망스크럼’ 구성을 논의하기 위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단독으로 만찬 회동을 가졌다. 내홍 수습을 위한 문 대표의 행보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15-05-25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