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지사 = 차기 대권주자’ 지역대망론

‘시·도지사 = 차기 대권주자’ 지역대망론

입력 2014-03-19 00:00
수정 2014-03-1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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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 대선 전초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도지사 후보들이 차기 대권과의 연계를 공공연히 밝히며 이른바 ‘지역대망론’이 선거판을 강타하고 있다. 지역의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대권에 도전하는 정치권 양상이 보스·계파 중심으로 대선 주자를 만들어 내던 ‘여의도 정치’를 대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1994년 지방자치법 개정 이후 지방자치가 20년의 뿌리를 내리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여기에는 자신의 지역에서 키운 시·도지사가 대권을 잡아야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지역 민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본질을 외면한 ‘대선 마케팅’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시·도지사가 차기 대권 주자로 각광받는 현상은 2002년 지방선거에서부터 등장했다.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가 등장한 것이 이때다. 이어 ‘강원대망론’의 이광재 전 강원지사, ‘충남대망론’의 안희정 충남지사, 경남의 김태호·김두관 전 경남지사 등이 속속 등장하며 시·도지사 출신 대권 주자의 출현 경로가 다변화됐다.

이번 6·4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차기 대권 구도를 그려 보는 시도는 꾸준히 나온다.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 또 민주당 박원순 현 서울시장 등 서울시장 후보들은 본인들의 의사 표현과 무관하게 차기 대권 주자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안 지사의 충남대망론도 현재 진행형이다.

대권과의 연관성을 직접 공식화한 경우까지 나왔다. 제주지사 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 원희룡 전 의원은 18일 KBS라디오 방송에서 “도지사가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시대가 저희 세대에는 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지사를) 대통령의 꿈을 꿀 수 있는 시험대로 삼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네, 도전하겠다”고 대권 도전의 꿈을 숨기지 않았다. 홍준표 경남지사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도지사가 대선 후보가 되면 경남 사람들이 얼마나 좋겠느냐”며 “한 6개월 더 지사직을 하는 것보다 대통령 되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도지사들이 행정 경험과 지역 기반을 무기로 대권에 도전하는 일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역주의가 많이 약화됐지만 없어진 것은 아니고 또 국회의원이 수상이 되는 내각제가 아닌 대통령제를 따르는 이상 행정 경험이 있는 시·도지사가 대통령감으로 적절하다는 판단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방자치가 어느 정도 이어지면서 다선의 직업 정치인이 나오고 지방정부를 잘 이끌어 중앙에서도 주목받는 경우가 나오는 것”이라며 “지역 구도 속에서 대권 주자의 충원 구도가 다변화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부 후보가 대권 도전을 시사하는 것은 지역 대통령 후보론으로 해당 지역에 ‘우리도 대통령 한번 내 보자’는 분위기를 만들어 표를 얻으려는 일종의 포퓰리즘 전략”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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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4-03-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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