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동식미사일 제압 공감”…협상 뒷얘기

“北이동식미사일 제압 공감”…협상 뒷얘기

입력 2012-10-08 00:00
업데이트 2012-10-0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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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먼 “한국군 손발 묶어선 안돼”..美정부 설득

북한군이 실전 배치한 이동식 미사일의 위협이 한미간의 새 미사일지침 합의를 이끌어낸 주요 논리 중 하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8일 “우리 군 사거리를 800㎞로 늘리는 것에 대해 협상 초반 미측은 굉장히 반대했다”면서 “협상 실무진이 양국 국방부로 교체되면서 북한군의 실질적인 미사일 위협이 협상에 적극 반영됐다”고 전했다.

특히 협상 과정에서 우리 측은 북한이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이용해 발사하는 스커드와 노동, 무수단 미사일의 대응 수단을 미군이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부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사거리 300~1천㎞의 스커드-B/C/ER 미사일 640기를 실전 배치해 놓고 있으며 이 가운데 27~40대의 TEL을 운용하고 있다. 150~250여기에 달하는 사거리 1천300㎞의 노동미사일의 TEL도 27~40대에 이른다.

괌을 사정권에 둔 사거리 3천~4천㎞의 무수단 미사일 운용부대는 14대의 TEL을 가진 것으로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세 종류의 스커드미사일은 우리 군 뿐아니라 주한미군 기지를, 노동미사일은 일본에 있는 유엔사 후방기지와 주일미군 기지를, 무수단 미사일은 괌 기지를 각각 노리고 있다.

특히 한반도에 전면전이 발생할 때 개전 2~3일간은 북한 이동식 발사대의 미사일이 대량 살상을 불러오는 최대 위협이 될 것이란 논리도 협상 테이블에 올랐다고 한다.

소식통은 “북한 대포동 미사일은 유사시 증원전력이 한반도로 전개되는 미국 3함대 모항인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항을 겨냥하고 있고, 노동과 무수단은 증원전력이 도착하는 일본을 노리고 있다”면서 “미측에 대해 이들 미사일을 제압할 수 있는 대안이 없다는 점을 적극 부각했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800㎞ 사거리 개발을 허용하지 않겠다면 미측이 이와 유사한 미사일을 개발해서 배치하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이런 미사일을 개발해 배치하는 것이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의 생존성 보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논리가 미측을 움직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1천㎞ 이하의 미사일은 이미 폐기했으며 미 본토에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배치해 놓고 있다.

무인항공기의 중량을 2천500㎏으로 늘려 무인폭격기 개발을 가능하도록 한 것도 공중에서 정찰하다가 유사시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나 전차를 격파할 수 있다는 군사적 장점 때문에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의 발언도 미국 정부를 움직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작년 7월 부임한 서먼 사령관은 ‘타이거 식스(지휘관)’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야전성이 강한 인물이다.

그는 “한미동맹도 중요하지만, 북한의 미사일위협에 대해 한국군의 손발을 묶어서는 안 된다”면서 한국군의 사거리 연장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서먼 사령관은 한반도 전구(戰區) 지휘관이기 때문에 미 정부로서도 그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서먼 사령관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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