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참모진 개편 안팎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하금열 SBS 상임고문의 대통령실장 발탁을 골자로 하는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단행한 것은 임기 말 국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하기 위한 체제를 구축하고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치부 기자를 오랫동안 해 여의도 정치권에 인맥이 많은 하 내정자를 기용함으로써 임기 말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는 당·청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뜻도 담고 있다.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이 쇄신 논란에 휩싸여 휘청거리는 가운데 지난 6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정국’을 대변하듯 짙은 안개가 청와대 주변을 뒤덮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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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이 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각각 마지막 대통령실장으로 기용했듯 역대 정권은 측근 인사를 마지막 대통령 실장으로 기용해 왔다.
이에 반해 이 대통령이 의외의 인물을 기용한 것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반여권 성향이 확연히 드러난 2040세대와의 소통 강화, ‘회전문 인사’ ‘돌려 막기 인사’에 대한 비난 여론과 당의 반대 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로 신설되는 청와대 세대공감회의를 주관할 세대공감팀장을 공모를 통해 뽑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물러난 가운데 이상득 의원의 측근으로 꼽히는 장다사로 실장을 총무기획관으로 기용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경제지 기자 출신으로 기획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이동우 정책기획관은 이번에 정책기획관실과 통합되면서 역할이 더 커진 기획관리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MB노믹스 유지를 주장해 온 백용호 정책실장도 이번에 물러나면서 조만간 학교에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백 실장 자리는 공석으로 두기로 했다. 청와대 특보 중 이미 사의를 밝힌 박형준 사회특보 외에 김덕룡 국민통합특보, 유인촌 문화특보, 이동관 언론특보, 김영순 여성특보 등 5명은 총선 출마를 이유로 물러나기로 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2011-12-12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