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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김정일 왜 못 만났나

카터, 김정일 왜 못 만났나

입력 2011-04-28 00:00
업데이트 2011-04-2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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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이 면담 선전가치 낮다고 판단한 듯 일각에선 건강이상 가능성도

지미 카터 전(前) 미국 대통령을 단장으로 하는 ‘디 엘더스(The Elders)’ 대표단이 방북 기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8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카터 전 대통령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카터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대면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김 위원장이 천안함ㆍ연평도 사건 이후 교착상태인 한반도 정세를 협상 국면으로 전환하려고 면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예상을 생각하면 다소 의외의 결과다.

과거 사례로 볼 때 김 위원장이 카터 전 대통령을 통해 대외 메시지를 내놓을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003년 1월 대통령 특사로 방북했던 임동원 당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도 김 위원장 면담을 추진했으나 북측은 김 위원장이 지방에서 중요한 현지지도를 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면서 거부했다.

당시 노무현 정부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면담의 효과가 낮다고 보고 냉정하게 거부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에도 김 위원장은 카터 전 대통령을 통한 선전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을 수 있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그동안 카터 전 대통령 일행의 방북이 순수히 민간차원이라면서 철저히 ‘거리두기’를 고수했기 때문이다.

특히 김성환 외교부 장관은 지난 26일 내외신 브리핑에서 “북한이 굳이 제3자를 통해 우리와 얘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남북간 직접 대화를 촉구했다.

정부는 또 북한이 남북대화의 중요 변수인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에 대한 입장을 카터 전 대통령을 통해 전달받더라도 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또 김 위원장이 애초부터 특별히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았을 수도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이 김일성 주석을 만났던 1994년은 한반도에서 전쟁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로 극한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대화국면으로 서서히 이동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건강에 이상이 생겨 카터 전 대통령 일행과 만나지 않았을 가능성을 거론한다.

김 위원장은 2008년 뇌졸중을 당한 뒤 건강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모습을 외부에 공개하기에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6일 김 위원장이 인민군 창건 79주년을 맞아 공훈국가합창단의 경축공연을 관람했다고 전한 이후 김 위원장에 대한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씨 석방 때 방북에 이어 2년 연속 김 위원장을 만나는 데 실패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94년 제1차 북핵 위기를 해결하려고 방북해 김일성 주석을 만났을 때도 후계자였던 김정일 면담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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