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안후보에 親李주류 몰표… 친박표는 분산

안후보에 親李주류 몰표… 친박표는 분산

입력 2010-07-15 00:00
업데이트 2010-07-15 01:2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親李주류 첫 당권… ‘융합할 수 있는 보수’ 시험대에

‘주류의 힘’을 확인한 전당대회였다.

친이 주류는 ‘1인 2표’에서 이른바 ‘1번표’를 분명하게 좌지우지했다. 이를 우선 안상수 후보에게 확실하게 몰아줬다. 안상수 후보가 얻은 대의원표 3021표는 대부분 1번표로 분석된다. 현장에 모인 대의원이 7819명임을 감안하면 거의 절반을 가져갔다.

친이 주류는 2번표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홍준표·정두언·김대식 후보 등 친이계에 분산됐지만, 이 가운데 정·김 후보에게 간 표가 이른바 ‘조직표’로 분류된다. 홍 후보의 표는 조직표 성격이 약하다.

이미지 확대
14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된 나경원(왼쪽부터)·홍준표·정두언·서병수 최고위원이 손을 흔들어 대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14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된 나경원(왼쪽부터)·홍준표·정두언·서병수 최고위원이 손을 흔들어 대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친이의 2번표는 상당수 나경원 후보에게도 흘러 들어갔다. 친이들은 여성 후보로 친박계 이혜훈 후보를 경계했다. 친이 일부 표가 나 후보에게 갈 수밖에 없는 구조였던 셈이다. 그러나 나 후보는 여기에 ‘개인기’를 더해 넉넉한 승리를 일궈냈다.

친이표가 이렇게 결집하는 동안 친박계 표는 철저히 분산됐다. 친박계가 후보 정리를 못했던 이유는 일정시점부터 4명의 후보가 5~8위의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었던 탓이 크다. 어차피 조직표는 한정된 상태에서 여론조사만 조금 더 잘 나오면 누구든 5위로 지도부 입성이 가능한 구조였다.

실제로 5위 서병수 1924표, 6위 이성헌 1390표, 7위 한선교 1193표, 8위 이혜훈 1178표 등으로 모두 고만고만한 수준이었다. 한선교 후보는 대의원 투표가 403표로 10위였지만, 높은 여론조사 득표로 이를 극복했다. 네 후보 사이에 좀더 뚜렷한 격차가 있었다면 후보 조정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가정이 가능하다.

친이는 2번표를 9위 김대식 후보에게까지 나눠줄 정도로 여유를 부릴 동안 친박은 치열한 내부전투를 벌인 셈이다.

이번 전당대회 결과가 당원 정서와 국민 표심이 완전히 분리되는 현상을 보여줬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여론조사 득표는 ‘인지도’에 크게 좌우되기 마련이다. 다만, 여권 주류의 조직적 힘을 지원 받지 못한 홍준표 후보가 안상수 후보를 크게 위협할 수 있었던 것은, 안·홍 대결이 ‘구체제·신체제 간의 대결’이라는 홍 후보의 선거 캠페인이 대의원들에게 상당히 어필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유일한 쇄신 후보를 표방한 김성식 후보의 득표력이 낮았던 이유는, 우선 양강체제 속에서 홍준표 후보와 일정부분 쇄신의 이미지가 겹친 탓이 크다.

남경필 후보와 단일화를 이뤘던 정두언 후보도 쇄신의 통로로 여겨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전대가 철저하게 계파 투표 양상을 빚으면서 여기에 희생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미경 후보는 탁월한 현장 연설로 선전이 기대됐으나 결국 낮은 인지도가 높은 조직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2010-07-15 3면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