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공공관리제 ‘여의도 정체’

재개발 공공관리제 ‘여의도 정체’

입력 2009-11-14 12:00
수정 2009-11-14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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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비리 해소와 세입자 문제 해결을 위해 도입하려는 ‘공공관리자제도’가 정치권에 발목이 잡혀 내년 초 시행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투명성을 높이려는 취지에서 서둘렀던 성수지구 등의 ‘공공관리 재개발사업’이 중도에 멈추는가 하면, ‘용산참사’ 직후 한목소리로 개선 대책을 요구했던 여야 의원들이 슬며시 해당 법안 처리를 외면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비난을 면하기 어려운 처지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공공관리자제도는 용산참사 이후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민간에서 공공 주도로 전환, 관할 구청이나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사업 전반을 관리·감독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 제도 시행을 위해서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4대강 살리기 사업’ 등을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연내 법안 처리가 불투명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공공관리자제도를 내년 초부터 시행하려면 이번 정기국회 회기에 법안이 처리돼야 한다.”며 “그러나 여야 대립으로 국회가 공전될 공산이 커 회기 내 처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는 도정법 개정안의 연내 처리를 전제로 성수지구 등 13개 뉴타운 및 재개발 사업구역에 공공관리자제도를 도입, 적용하고 있다. 특히 성수지구의 경우 사업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도 법적 근거가 마련될 때까지 사업 추진을 미루고 있다. 추진 일정이 계속 미뤄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 조합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국회에서는 지난 7월13일 한나라당 김성태 의원이 도정법 개정안을 발의하긴 했지만 4개월이 넘도록 국회 전문위원, 서울시와 협의가 끝나지 않아 법안의 수정·보완 작업도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다. 해당 국토해양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수정·보완 작업을 병행할 수 있지만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권이 정부의 세종시 수정 방침, 4대강 살리기 사업 등에 반발하면서 상임위가 파행 운영되고 있어 법안 상정 자체도 불투명하다. 여당인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상임위를 열어 법안을 처리하는 것도 정치적 부담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처지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용산참사 직후 현행 재개발·재건축 사업방식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고강도 대책 마련을 요구했던 정치인들이 막상 새 대안이 나오고 이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 하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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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2009-11-1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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