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연·여협 지고 학계출신 뜬다

여연·여협 지고 학계출신 뜬다

홍희경 기자
입력 2008-01-21 00:00
수정 2008-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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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계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정권교체와 함께 여성계 주류를 형성했던 크리스찬아카데미와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 출신들이 한 발 뒤로 물러선 자리를 각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실용’을 앞세운 여성계 인사들이 이명박 정부에서의 신(新)주류를 형성할 조짐이다.

대통령직 인수위가 마련한 정부조직개편안이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지난 2001년 1월29일 출범한 여성가족부는 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여성부는 여성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각 분야에 흩어져 있는 여성계 인사들을 모으는 데 여성부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초대 한명숙 전 총리와 2대 지은희 덕성여대 총장,3대 현 장하진 장관이 중심이다.

국민의 정부·참여정부를 거치며 여성계 인사들은 정부와 국회로 진출했고 여성 권익을 위한 정책의 기초를 닦았다.대통합민주신당에서는 여연 대표였던 이경숙·이미경 의원과 경실련 출신 유승희 의원이 여성의 권익을 대변해 왔다.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은 여성 노동 운동가 출신이다.

이들과 함께 김경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과 이연숙 전 정무2장관,박영숙 한국여성재단 이사장,남윤인순 여연 대표,이영자 가톨릭대 교수 등은 여성부 폐지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여성부가 추구한 가치와 철학적 배경에 대한 고민없이 ‘실용성’만을 내세워 여성부를 폐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뜻에서다.

반면 이 당선인의 여성 공약을 입안했고,인수위에서 활동하는 인사들은 여성부 폐지를 시대적 요구 차원에서 인식한다.

대부분은 이 당선인의 선대위 양성평등본부에서 활동했다.이름에 ‘여성’이 빠지고,그 자리를 ‘양성’으로 대체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인수위 내부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의 목소리와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이경숙 인수위원장을 비롯해 진수희·이봉화 인수위원,조은희 전문위원,김금래 비서실 여성팀장 등은 ‘인수위 5인방’으로 불리며 근간을 이룬다.여성운동보다는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 온 인사들이 주축을 이룬다.이 위원장은 새 정부 초대 총리감으로도 거론되고 있다.진수희 의원은 정무분과 간사를,이봉화 전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은 교육문화 분과 인수위원으로 일한다.전문위원 71명 가운데 홍일점인 조은희 위원은 청와대 문화관광비서관 출신이다.

외곽에서는 양성평등본부장이던 김태현 성신여대 교수와 뉴라이트공동대표였던 강혜련 이화여대 기획처장,박명순 경인여대 교수,박미석 숙명여대 교수 등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여성부 폐지로 타격을 입은 기존 주류 여성계는 총선이라는 또다른 위기를 앞두고 있다.비례대표 등으로 원내에 진입했던 이들은 지역구 출마를 요구받고 있다.

새롭게 나타난 그룹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비례대표의 절반을 여성에게 할당하는 한나라당 당헌·당규가 지켜질 가능성이 높은 데다가,이들에게는 ‘새로운 여성정책’이라는 ‘할 일’이 뚜렷하게 제시돼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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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08-01-2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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