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남북정상회담] 北 담판 속셈…南 실익없다 판단?

[2007 남북정상회담] 北 담판 속셈…南 실익없다 판단?

이세영 기자
입력 2007-10-04 00:00
수정 2007-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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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 기간을 하루 더 연장하자고 제안한 것은 ‘고도의 전략’이라는 지적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전격 제안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4일 귀환하기로 한 것도 북한 측의 의도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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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 내외와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백종천 안보실장, 이재정 통일부장관, 노 대통령, 김 위원장, 권양숙 여사, 권오규 경제부총리, 김만복 국정원장. 평양 청와대 사진기자단
3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 내외와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백종천 안보실장, 이재정 통일부장관, 노 대통령, 김 위원장, 권양숙 여사, 권오규 경제부총리, 김만복 국정원장.
평양 청와대 사진기자단


회담 연장은 여러 의도 담겨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회담 연장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은 다목적 노림수를 담고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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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남북공동선언문과 같은 합의를 위한 김 위원장의 전향적인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남북간에 보다 구체적인 합의 도출을 위한 시도에서 비롯됐다는 의견이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진전된 합의를 끌어내고, 차기 정부에 상관없이 남북관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확실히 제도화하겠다는 의도가 가장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는 “회담 자체가 삐걱거린다기보다는 북측이 뭔가를 더 얻어내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남측이 예기치 못한 획기적인 제안을 함에 따라 내부 논의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신안보연구실장은 “서해상 긴장완화 방안과 관련, 남측이 ‘로드맵’을 제안, 군부·당과의 조율이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했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또 협상 결과 도출을 지연시켜 상대방의 조바심을 유발해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협상전략으로 보기도 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임기말 노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빅딜’담판을 하려고 하는 것”이라면서 “일정을 연장시켜 풍성한 그림을 보여주는 제스처”라고 밝혔다.

하지만 북측이 장관급회담이나 군사회담에서 자주 선보이는 협상전략의 일환이긴 하지만 정상회담의 성격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평양에 비가 오면서 당초 이날 예정된 아리랑 관람이 연기된 것이 직접적 이유로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내일 오찬을 평양에서 여유있게 하시고 오늘 일정을 내일로 늦추는 것으로 해 모레 서울로 돌아가시는 게 어떠냐.”는 김 위원장 2차 정상회담 모두 발언으로 미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그러나 아리랑 관람이 일정을 하루 늘려야 할 만큼 절박한지는 의문이다.

득보다 실이 많아 예정대로

노 대통령이 회담 일정을 연기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체류 연장으로 인한 이득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경호 문제를 비롯해 대규모 방북단의 일정 자체가 하루 늦춰지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기도 하지만 정치적인 부담이 더 크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하루 연장하면서까지 정상회담을 진행했는데 변변치 않은 ‘성과’를 갖고 귀환해야 한다면 차라리 ‘낮은 수준’의 합의선에서 끝내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우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을 했을 경우 더더욱 그렇다.

최광숙 이세영기자 bori@seoul.co.kr
2007-10-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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