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군사작전 돌입] 아프간서 보내온 윤성환씨 편지Ⅴ

[아프간 군사작전 돌입] 아프간서 보내온 윤성환씨 편지Ⅴ

입력 2007-08-02 00:00
수정 2007-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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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카불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하는 윤성환(39·굿네이버스 아프간 지부장)씨는 “현지 교민들은 인질구출 군사작전 가능성에 대해 인질들이 살해될 것이므로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프간 현지인들은 더 이상 탈레반에 농락당하지 않으려면 군사 작전을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또 “구출 작전이 시행된다면 미군에서 직접 훈련을 받은 아프간 특수부대가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현지에서 보내온 윤씨의 다섯 번째 편지다.

정리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오늘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에서 공개한 탈레반의 석방 요구자 명단을 보았습니다. 무알비 무하마드 우스만, 물라 다와르 칸 등 모두 파슈툰 족으로 각 지역 탈레반 그룹의 리더였던 사람들이더군요. 예전에 정부군과 탈레반과의 전쟁 중에 잡힌 사람들로 현지 직원들의 얘기로는 아프간에서 자주 발생하는 폭탄테러나 일반 테러와 연관돼 있다고 합니다.

현지인들 “더이상 탈레반에 농락당하지 말라”

또 많은 한국 언론이 군사 작전에 대한 가능성을 보도했던데요. 교민들도 이에 대한 대화가 많았는데 당연히 대다수 부정적인 견해였습니다. 군사작전이 실행되면 피랍자들이 살해될 것은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소수 교민은 미국의 입장이 변화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한 두명씩 죽어갈 텐테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으냐고 반문합니다. 그럴 바에는 우리 정부도 테러에 대해서 단호한 입장을 보여 주는 것이 국제사회에서 입지를 세우고 앞으로 이런 끔찍한 일이 재발되지 않게 할 수 있다는 거죠.

굿네이버스 아침 회의에서 직원들은 현지인들도 이 정도가 되면 군사작전을 펼쳐서 더 이상 탈레반에 농락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답니다. 이미 그들의 전략을 알고 있는데 계속해서 눈치 볼 필요가 없다는 거죠.

현지인들은 다시는 이러한 만행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가즈니 탈레반을 초토화해서 다른 지역 탈레반들에도 경종을 울려야 된다고 주장합니다. 한국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모든 인질들을 구하고 싶겠지만 전체를 생각한다면 강공작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군사작전이 시작되면 투입될 특수부대는 미군으로부터 직접 훈련을 받은 아프간 군인들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탈레반은 그 지역을 자기 손금 보듯이 알기 때문에 특수부대라고 하더라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현지인들은 군사작전이 실행되면 인질을 구출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탈레반 모두를 죽이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합니다.

“아프간 한인 봉사단체 철수 시작”

샘물교회의 아프간 봉사요원들이 철수한다는 결정을 들었습니다. 아직 현지에서는 움직임은 없지만 곧 진행되리라 여겨집니다.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제일 큰 봉사활동 단체 중 하나가 철수 명령을 내렸습니다. 봉사요원들은 지난 30일 아프간에서 출국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지에선 한국 정부의 협상능력에 대해 불만이 조금씩 표출되고 있습니다. 영향력이 부족한 가즈니 주지사에게만 의지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또한 지역 원로들이 매우 중요한 위치인 것은 사실이지만 협상하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한국 정부가 테러단체와는 직접 협상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것은 알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신 협상할 사람이나 팀을 잘 구성해야 하는 중차대한 임무가 있습니다.

현지인들은 말로만 협상의 다각화가 필요하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가장 먼저 미국을 움직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굿네이버스의 현지인 직원들도 특사가 이곳에 올 것이 아니라 미국에 가서 부시를 만나야 한다고 하죠. 아프간 정부가 미국의 영향 아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아프간 국민은 없습니다. 솔직히 아프간 현지인들도 아프간 정부를 좋게 보지 않습니다. 미국의 꼭두각시로 생각하죠. 미국이 도와 주지 않으면 현 정부는 아무런 영향력이 없다고들 합니다.

일반적으로 아프간 사람들은 미국이나 유럽사람을 좋아하지 않고 점령군으로 생각합니다.

돈으로 해결할 수는 없느냐는 견해도 있다는데요. 그것이 가능하다면 2명이나 살해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돈을 받고 싶더라도 다른 지역의 탈레반에게 비쳐지는 자신들의 모습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으므로 쉽게 움질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2007-08-0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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