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받은 막말정치

‘옐로카드’ 받은 막말정치

입력 2004-11-17 00:00
수정 2004-11-17 07:1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16일 국회 본회의장에 ‘옐로 카드’가 등장했다. 열린우리당 조경태 의원이 대정부 질문을 벌이던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을 향해 노란색 질의서를 들어보인 것이다. 주 의원이 정동영 통일부장관에게 “쓸데없이 여기저기 다니지 말고, 통일부 일이나 똑바로 하라.”고 질책한 직후였다. 한나라당 의석에선 껄껄 웃음이 터져나왔지만,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원은 “너무 저질이야.”, 김형주 의원은 “당신이야말로 핑크 콤플렉스야.”라고 고함쳤다. 여당 의원들은 또 “시끄러워.”,“당신 아직도 검사야?”,“깡패야!”라고 외쳤다.

이미지 확대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색의 종이를 ‘옐로카드’로 삼아 들어보이며,“노무현 대통령이 ‘핑크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고 발언한 한나라당 주성용 의원에게 ‘경고’를 보내고 있다.
남상인기자 sanginn@seoul.co.kr


16일 막을 내린 대정부 질문은 끝까지 막말과 고성으로 점철됐다. 평소엔 ‘존경하는 ○○○의원님’이라고 깍듯하게 예의를 갖추던 금배지들도 본회의장에만 들어가면 소리를 질러댔다.

국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회의록만 살펴봐도 막말 정치의 수준은 도를 넘는다. 특히 야당 의원 질의 도중에 마이크가 두번이나 꺼진 지난 12일 회의록에는 ‘장내 소란’이라는 단어가 무려 28차례나 등장했다. 국회 속기과 한 직원은 “의원 여러 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시끄럽게 떠들 경우 ‘장내 소란’이라고 기록한다.”고 말했다.

의장에게 발언권을 얻지 않은 채 발언대 근처로 뛰어나온 의원의 발언과 속기사가 발언자를 확인한 경우에는 “(열린우리당)노현송 의원 의석에서-어른한테 예의를 못 지켜! 어른한테 예의도 못 지키느냐고!”라는 식으로 기록된다. 이런 것만 97개가 됐다.

누가 발언했는지 명확하지 않을 때는 “‘입 닫아.’라고 말한 의원 있음”,“‘하지마.’라고 말한 의원 있음” 등으로 기록되는데 이것만 49차례였다. 이 가운데 “야, 차떼기당!”,“수백억씩 해 처먹고….”,“투표 참석한 의원들 다 사퇴해.” 등의 막말이 눈에 띄었다.

특히 이날 회의록 31∼32쪽은 단연 ‘백미’다. 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이 ‘사법쿠데타’를 천명한 뒤 장내가 ‘소란’해졌고,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과 주성영 의원이 발언대로 뛰어오며 “의사진행 발언을 주십시오.”라고 외쳤다. 그러자 열린우리당 이종걸 의원은 “내려와! 여기는 주성영 의원 쇼하는 자리가 아니야. 이병석 의원, 여기가 당신 쇼 자리가 아니에요.”라고 준엄하게 꾸짖었다.

앞서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발언 때는 열린우리당 선병렬 의원이 “나와! 내려와!”라고 외쳤고, 이에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이 “누가 반말하냐. 반말하지 마.”라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열린우리당 장복심 의원이 “반말 안 하게 내려와.”라고 외쳤다. 누군가는 “오렌지 반말하게∼”라고 말하자, 남경필 의원이 발끈해 “누가 그러냐? 백원우? 반말하지 마라.”고 말하는 것이 방송사의 카메라에 녹화됐을 정도다.

이같은 구태에 대해 열린우리당 최성, 한나라당 고진화, 민주노동당 심상정, 민주당 손봉숙 의원은 16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변화의 중심이 되어야 할 일부 초선 의원이 인신공격이나, 구시대적 색깔론으로 구태를 재연하고 있다.”면서 “진정한 의회민주주의를 확립하기 위해 앞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사평론가인 유창선 박사는 “막말 정치는 국민에 대한 일종의 배신”이라면서 “여야 가릴 것 없이 의원들이 스스로 국민 앞에 재발 방지를 다짐하는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현주 서울시의원 “특사경 KICS 의무화… 이행 대책은 어디에”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정식 출범하는 등 2일을 기점으로 형사사법 체계 전반의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졌다. 이에 오현주 서울특별시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은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부과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기록 및 등재 의무가 원활히 이행되려면, 정부 차원의 법적 활용 근거 신설과 함께 세부적인 시스템 작동 방식 및 예산 분담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이 오현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살펴보면, 서울시를 비롯한 10개 광역지자체 특사경 실무협의체는 지난 9월 10일 공동명의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국가 구축 및 관리에 관한 건의서’를 법무부에 전했다. 그러나 한 달 가까이 지난 2일 현재까지 정부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답변을 듣지 못한 상황이다. 해당 건의서의 주된 내용은 특사경이 KICS를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법률상 형사사법업무 처리기관 범주에 이들을 명시하는 법적 토대를 마련하는 한편, 기존 법무부 KICS 접근 권한을 특사경까지 확대하거나 국가가 주도하여 통합 시스템을 직접 구축 및 관리해 달라는 요구를 담고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 제199조의2는 사법경찰관리 등이 수사 관계
thumbnail - 오현주 서울시의원 “특사경 KICS 의무화… 이행 대책은 어디에”

박지연 김준석기자 anne02@seoul.co.kr
2004-11-17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