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폐지를 둘러싼 열린우리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국보법 폐지에 반대해 온 안영근 의원 등 일부 중간당직자들이 당직 사퇴의 뜻을 밝히며 조직적 반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국보법을 폐지하고 형법을 개정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20일 관련 입법안을 국회에 낸 열린우리당으로선 야당과의 협상에 앞서 집안 싸움부터 치러야 하는 양상이다.
20일 열린우리당 최용규 제1정조위원장 등… 20일 열린우리당 최용규 제1정조위원장 등이 노재석 국회 의안국장에게 4대 입법 발의안을 제출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청래 의원, 문병호 의원, 조배숙 제6정조위원장, 최 1정조위원장, 이경숙 의원. 노 의안국장.
오정식기자 oosi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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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열린우리당 최용규 제1정조위원장 등…
20일 열린우리당 최용규 제1정조위원장 등이 노재석 국회 의안국장에게 4대 입법 발의안을 제출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청래 의원, 문병호 의원, 조배숙 제6정조위원장, 최 1정조위원장, 이경숙 의원. 노 의안국장.
오정식기자 oosing@seoul.co.kr
당 제2정조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가 끝난 뒤 당직에서 물러나는 동시에 뜻을 같이 하는 의원들과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안개모)’을 구성, 본격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특히 “지난 9월 중순쯤 천정배 원내대표가 전화를 걸어와 ‘안개모 활동보다는 당직에 충실해 달라.’고 요청했고, 국감 시작을 전후해 복수의 원내 관계자들로부터 정조위원장직 사퇴를 권유받았다.”고 말해 천 대표의 부인에도 불구, 당 지도부의 사퇴 종용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안 의원은 “이미 천 대표에게 국감 이후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과 별도로 이계안 제3정조위원장도 최근 이부영 의장에게 건강을 이유로 국감 후 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 역시 안 의원과 함께 ‘국보법의 안정적 개정을 위한 의원모임’ 활동에 참여하며 국보법 폐지에 반대해 왔다.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주요당직자회의를 주재하며 열린우리당의 4대 입법안 국회 제출과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 이한구 정책위의장, 김 원내대표, 김형오 사무총장.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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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주요당직자회의를 주재하며 열린우리당의 4대 입법안 국회 제출과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 이한구 정책위의장, 김 원내대표, 김형오 사무총장.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이들 외에도 안개모에 참여해 온 안병엽 제4정조위원장, 조배숙 제6정조위원장 등도 거취를 숙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국감 이후 중간당직자들의 연쇄사퇴 가능성도 엿보인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재건 의원은 이날 “안개모 소속 의원들이 국보법 당론을 확정하는 의총이 열리기 직전 천 대표를 만나 약속받았던 내용이 이행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당내 이견이 있는 만큼 한쪽으로 당론을 결정하지 말고 대야 협상의 재량권을 지도부가 위임받는 식으로 결론을 내려달라고 요청했고, 천 대표도 약속했는데 결과적으로 약속이 이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보법 폐지에 반대해 온 안개모 소속 의원 22명이 국감 이후 조직적 반발 움직임을 보일 경우 천정배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 지도부 지도력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2004-10-2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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