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독립 상임위원회로 전환하는 여부가 17대 국회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것 같다.
열린우리당 이종걸,한나라당 남경필 원내 수석부대표는 3일 국회에서 만나 이 문제를 다시 논의했지만 첨예한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아무런 성과없이 돌아섰다.상임위원장 배분,상임위원 정수 등 다른 현안 논의도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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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17대 국회는 5일 국회의장단 선출에 이어 7일 개원식을 갖고 문을 열긴 하겠지만 상임위 가동이 안 돼 개원 초기부터 ‘개점 휴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예결특위 전환문제 놓고 대립각
예결특위의 상임위 전환문제는 지난달 5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합의한 사안으로 양당 원내대표단도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다만 열린우리당은 17대 국회 개원 후 국회개혁특위를 통해 단계적으로 논의하자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원구성의 선결과제로 즉시 도입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양당 정책전문가들이 배석한 가운데 이뤄진 이날 회담에서 열린우리당은 예결특위 상임위 전환에 대해 원칙 동의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을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일하는 국회를 위해 예산에 대한 국회의 통제강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원칙에 동의하면서 나중에 도입하자는 것은 개혁을 안 하겠다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여야,예결위 전환문제 왜 맞서나
양당이 예결특위의 독립상임위 전환문제를 둘러싸고 이처럼 첨예하게 맞서는 것은 ‘여’와 ‘야’라는 상반된 위치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예결특위를 독립 상임위로 전환하면 정부의 예산·결산에 대한 국회의 감시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예결위 차원의 국정감사도 가능하다.이 경우 야당은 정부의 예산운용을 강력히 견제할 수 있지만 여당으로선 정부와의 협조관계에 적잖은 부담을 떠안게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예결특위가 독립 상임위로 전환할 경우 소속 의원 정수를 현행 60명 선에서 30명 안팎으로 대폭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것도 이번 국회에서 과반수 의석을 넘긴 열린우리당에는 부담이다.지역구 의원들의 경우,총선 당시 지역개발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너나 없이 예결위에 들어가려 할 게 불을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예결위의 권한 강화는 다른 상임위의 권한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도 또 다른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2004-06-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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