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품은 우리 동네] 지자체들 “동학농민혁명기념일 언제로” 9년째 싸움만

[길을 품은 우리 동네] 지자체들 “동학농민혁명기념일 언제로” 9년째 싸움만

입력 2012-07-11 00:00
수정 2012-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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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시 “황토현 전승일이 적합” 고창군 “무장 봉기일로 정해야”

동학농민혁명의 국가기념일 제정이 지방자치단체 간 이견으로 미뤄지고 있다. 2004년 동학혁명이 일어난 지 110년 만에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으로 국가기념일을 제정할 수 있게 되고서 9년째다. 특히 지난달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이달 말~다음 달 초 여론조사를 해 기념일을 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전북 고창군 등이 강하게 반발했다.

1968년 시작해 올해로 45회를 맞은 황토현 축제를 하는 정읍시는 황토현 전승일인 5월 11일로 하자고 주장한다. 이날은 동학농민군이 정규군을 상대로 최초로 대승을 거둔 날이고 이미 교과서에도 실려 가장 널리 알려진 날이다. 정읍시 관계자는 “현실·상징·대중·역사성을 고려할 때 국가기념일로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고창군은 무장봉기일인 4월 25일이 국가기념일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대규모 농민군이 조직된 것은 동학 대접주인 당시 고창현에 있던 손화중의 힘이었고, 무장에서의 봉기는 동학혁명군의 모습을 갖춘 최초의 사건이라는 것이다. 고창군 관계자는 “여론조사를 하면 정읍에 유리할 것이 뻔하다. 역사적 의의를 놓고 따져야지 여론 조사에 맡기는 것은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읍이 동학농민혁명의 알파요 오메가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오히려 동학혁명의 의의를 축소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부안군은 백산대회일인 4월 26일로 하자고 주장한다. 1만여명이 모여 군대조직이 만들어졌고, 군율이 생기고, 격문을 전국 곳곳으로 보낸 시점이 바로 백산대회라는 이유에서다. 그 밖에도 기념일 후보로 고부군수를 몰아낸 고부봉기일인 2월 11일, 전라도 수도인 전주성을 점령한 날인 5월 31일, 최대 격전을 벌인 우금치 전투일인 12월 5일 등이 후보다. 특히 전주성 점령일은 집강소를 통한 개혁이 단행된 날이다. 우리 정치사에서 최초로 민초들이 모든 권한의 주인으로서 역할한 획기적인 사건이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2012-07-1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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