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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인사이드] 모르면 간첩? ‘군대리아’ 얼마나 아시나요

[밀리터리 인사이드] 모르면 간첩? ‘군대리아’ 얼마나 아시나요

입력 2015-05-05 11:00
업데이트 2015-05-05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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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도그 등 신메뉴 도입…軍 ‘빵식’의 세계

이젠 ‘군대리아’라는 말이 그리 낯설지 않을 정도로 군에서 제공하는 빵식이 남녀노소에 널리 알려졌죠. 군대리아를 직접 만들어 먹는 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돼 있기도 합니다. 유튜브‘케이프 초보의 요리 채널 CapeKoreanFood’ 영상캡쳐.
이젠 ‘군대리아’라는 말이 그리 낯설지 않을 정도로 군에서 제공하는 빵식이 남녀노소에 널리 알려졌죠. 군대리아를 직접 만들어 먹는 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돼 있기도 합니다. 유튜브‘케이프 초보의 요리 채널 CapeKoreanFood’ 영상캡쳐.
군 생활을 한 예비역 뿐만 아니라 경험이 없는 여성들까지 관심이 많은 군 음식이 있다고 한다면 바로 ‘군대리아’(군데리아)일 것입니다.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도 어떤 음식을 먹나 궁금하실텐데요. 모 방송 예능프로그램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이 음식이 ‘국민 음식’ 수준으로 인지도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일부 예비역들에겐 상당히 부담스러웠던 음식 가운데 하나가 군대리아입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딸기잼+고기패티 조합

‘군대리아’는 ‘군대’와 패스트푸드 브랜드인 ‘롯데리아’를 합성해 만든 신조어로 군에서 제공하는 햄버거, 공식 용어로는 ‘빵식’을 의미합니다. 고작 한끼 식사로 제공하는 빵이 뭐가 그리 대단하냐구요? 어쩌다 생각 날 때마다 한 번 먹는다면 큰 문제가 아니지만 일주일에 무조건 한끼 이상 빵을 먹는다고 생각하면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매 식단마다 똑같은 음식이 나온다고 하면 정말 곤욕스러운 일인데요. 실제로 과거에는 군대리아 종류가 단 1개였기 때문에 “빵을 먹지 않고 매점에서 다른 음식을 사먹었다”는 장병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군대리아가 도입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저평가되고 편견이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심지어 패티 속 고기의 종류에 대한 험담과 근거 없는 비난 섞인 소문이 많았고, 예비역들이 모이는 술자리에선 가끔씩 이 패티와 관련한 얘기가 안주거리로 올라옵니다.

90년대에 군 생활을 한 기자도 군대리아를 경험했고 수없이 많은 빵을 먹어봤지만 ‘딸기잼’과 ‘고기패티’의 조합은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과거 방송에서 서경석씨는 15년 만에 먹어보는 군대리아 맛에 눈물까지 글썽이며고 말했습니다만 저는 미식가가 아니어서 그런지 그 맛에 공감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물론 영상으로 내용을 접한 이들은 맛있겠다고 느꼈겠지만요.

서경석씨는 방송에서 “햄 느낌의 패티에 딸기잼을 발라먹는 경우는 사회에선 없다. 오로지 군대에만 있다. 그런데 이게 참 기가 막히게 맛있다”고 극찬했습니다만, 전 그 정도 느낌은 아니더군요. MBC 진짜사나이 영상캡쳐
서경석씨는 방송에서 “햄 느낌의 패티에 딸기잼을 발라먹는 경우는 사회에선 없다. 오로지 군대에만 있다. 그런데 이게 참 기가 막히게 맛있다”고 극찬했습니다만, 전 그 정도 느낌은 아니더군요. MBC 진짜사나이 영상캡쳐
●국민음식 군대리아에 부는 변화의 바람

서두가 너무 길었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군 급식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그 중심에 이 군대리아가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군대리아의 특징은 ‘다양화’입니다.

지난해부터 군에서 시범적으로 도입한 메뉴 중 하나는 ‘핫도그’입니다. 길쭉한 빵에 소시지와 피클, 토마토를 곁들여 전체적인 내용물과 모양이 확 달라졌습니다. 예전에 먹었던 군대리아를 생각하면 큰 변화인데요. 또 다른 메뉴는 ‘새우버거’와 ‘햄치즈버거’입니다. 서구식 식생활에 맞춰진 병사들의 입맛을 고려한 메뉴입니다. 마찬가지로 샐러드에 토마토를 곁들여 식감을 개선했지요. 일반 햄버거 전문점의 버거와 비교하면 아직 수준 차이가 있겠지만 그래도 모양 만큼은 이제 그럭저럭 먹음직스럽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데요. 기존의 불고기버거는 유지되는 반면 맛이 없다는 악평에 시달렸던 ‘불고기·치킨버거’는 올해부터 점진적으로 퇴출됩니다.

과거에는 작은 빵 두 개와 고기패티, 딸기잼, 샐러드, 수프를 제공했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를 포함한 과거 장병들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작은 빵 두 개와 고기패티, 딸기잼, 샐러드, 수프를 제공했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를 포함한 과거 장병들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는 기존의 ‘불고기·햄치즈버거’, ‘불고기·치킨버거’ 메뉴에 핫도그, 새우버거, 햄치즈버거, 불고기버거 등 4종류를 더해 한 달에 6회를 제공했지만 올해부터는 신메뉴 4종류만 제공합니다. 그럼 가장 선호도가 높은 버거는 무엇일까요. 군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햄치즈버거가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햄치즈버거는 월 2회 제공하고 새우·불고기버거는 1.5회, 핫도그는 1회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과거 군대리아에 대한 악평은 ‘맛’ 뿐만 아니라 ‘양’에서도 나왔습니다. 의외로 군대리아를 즐기는 병사들도 많았지만, 빵의 크기가 너무 작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더 큰 문제는 지름 9cm 중량 70g의 작은 빵을 두 개로 나눠 준다는 점이었는데요. 일반 패스트푸드점에서 판매하는 빵보다 크기가 너무 작아 제대로 된 식감을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신메뉴로 개발된 빵은 중량이 기존 70g에서 100g으로 커졌습니다. 빵의 지름은 9cm에서 12cm로 늘려 한 개를 지급합니다. 또 불고기·새우패티 중량도 45g에서 80g으로 대폭 늘렸습니다. 물론 무쇠도 씹을 수 있다는 20대 초·중반의 장병들이 포만감을 느끼기엔 이 정도 양도 부족하겠죠. 그래서 군에서는 올해 감자튀김과 시리얼을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시리얼은 우유에 타 먹을 수 있게 하고 과일음료도 제공합니다.

군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핫도그, 새우버거, 햄치즈버거, 불고기버거 등 4종류의 빵식을 제공합니다. 일단 종류가 늘어났고 장병들의 선호도를 감안한 점만 해도 고무적인 변화라 할 수 있겠죠. MBC 진짜사나이 영상캡쳐
군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핫도그, 새우버거, 햄치즈버거, 불고기버거 등 4종류의 빵식을 제공합니다. 일단 종류가 늘어났고 장병들의 선호도를 감안한 점만 해도 고무적인 변화라 할 수 있겠죠. MBC 진짜사나이 영상캡쳐
●왜 군대리아 사진은 존재하지 않을까

다만 취재 과정에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습니다. 국방부와 육군본부 모두 빵식과 관련한 사진을 단 한장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요. 여러분에게 신메뉴를 직접 보여드리고 싶지만 방법이 없네요. 어쩔 수 없이 예능프로그램 방송화면으로 대신하겠습니다. 누군가의 아들·딸, 형제, 애인, 남편, 친구가 군에서 어떤 음식을 먹고 있는 지 궁금할 법도 한데 국방부와 육군본부 실무 부서에서는 “사진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얼마 전에도 국방부에서 빵식을 포함해 군 급식 개선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만, 자료 어디에도 빵식 사진은 없었습니다. 빵식 사진은 국민들이 알면 안되는 군사기밀일까요? 군 경험이 없는 이들은 굳이 알 필요가 없어서일까요? 판단은 여러분께 맡기겠습니다.
해마다 군 급식 개선에 팔을 걷어붙였다고 요란하게 홍보할 게 아니라 우리 장병들이 무슨 음식을 먹는 지 사진 하나라도 제대로 보여주는 게 국민들에 대한 예의 아닐까요. 군의 인식 변화도 함께 기대해봅니다. 사진은 군 요리 경연대회 모습.
해마다 군 급식 개선에 팔을 걷어붙였다고 요란하게 홍보할 게 아니라 우리 장병들이 무슨 음식을 먹는 지 사진 하나라도 제대로 보여주는 게 국민들에 대한 예의 아닐까요. 군의 인식 변화도 함께 기대해봅니다. 사진은 군 요리 경연대회 모습.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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