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 전문기자 인물 프리즘] 소리연구30년 배명진 숭실대 교수

[김문 전문기자 인물 프리즘] 소리연구30년 배명진 숭실대 교수

입력 2009-03-16 00:00
수정 2009-03-16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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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우울증 숲속소리 들으면 치유 가능”

삼라만상, 소리에도 영혼과 생명이 있다. 그것을 꼼꼼히 밝혀 내고 귀가 쫑긋하게 들려 준다. 소리 분석으로 사건의 범인을 찾아 내는 역할도 한다. 최근에는 가수 이미자의 발성 폐활량이 보통사람보다 2.5배나 크다는 것을 분석해 내 화제가 됐다. 또 5개월된 태아가 돌고래의 초음파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는 등 태교 소리도 밝혀 냈다. 뿐만 아니다. 역대 대통령의 목소리는 물론, 뉴스가 터질 때마다 시의적절한 소리 분석으로 주목을 받는다. 자연의 소리, 공부 잘되는 소리, 유관순의 목소리, 에밀레종에 담겨진 부처의 목소리 등을 재현해 냈다. 예수의 목소리도 연구 중이다. 이렇게 한 지 벌써 30년 세월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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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진 숭실대 교수
배명진 숭실대 교수
소리 분석의 달인 배명진(52) 숭실대 정보통신전자공학부 교수. 지난 주 서울 상도동에 위치한 숭실대학교 연구실에서 만났을 때에도 ‘공부 잘되는 소리’를 틀어 놓고 소리 연구에 열중하고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그는 “이제 인간은 즐거운 소리,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서 좀더 편안하게 살 권리가 있지 않으냐.”는 말을 툭 던졌다. 웰빙이 단지 먹거리만이 아닌 앞으로는 귀로 듣는 소리의 즐거움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운드 테마파크’ 계획을 설명한다. 서울 도심에서도 숲 속을 거니는 것처럼 새소리, 폭포소리, 시냇물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산책할 수 있는 체험공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음 학기에는 연구년을 신청해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연구에 몰두하겠단다. 스필버그 영화감독의 주장처럼 살아 있는 박물관, 살아 있는 테마파크여야 한다는 것. 장소는 숭실대 캠퍼스가 우선 검토 중이며 서울시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한 소리공학은 미래 산업발전의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는 점을 거듭 역설했다.

“인간의 뇌는 시냇물 소리, 숲 속의 새소리를 매우 좋아합니다. 고·중·저주파로 인간의 귀를 마사지해 주거든요. 자폐증과 우울증도 숲 속의 소리를 들으면 자연스레 치유가 됩니다.”

그러면서 췌장암에 걸려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이 숲 속의 자연에서 생활을 하면서 병을 고친 사례를 귀띔했다. 아마 오감을 자극하는 자연의 소리가 생명 연장을 해주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불면증 환자도 숲 속의 소리를 들으면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다고 했다. 몇가지 질문을 했다.

→사건이나 소송의뢰 등도 많이 들어 오는지요.

-우리 소리공학연구소에는 25명의 연구원이 있습니다. 대부분 대학원생과 일반인들이지요. 소송이나 사건의 경우, 기한이 촉박한 상태로 들어 오기 때문에 연구원들이 밤새워 작업을 합니다.

→어떻게 해서 소리 연구의 길로 들어서게 됐나요.

-어릴 때 광석 라디오를 갖고 놀다가 ‘소리가 왜 안 나올까.’ 궁금했지요. 만들고 부수면서 연구했습니다. 아버지가 기름때 묻은 장갑을 끼고 재봉틀을 고치는 걸 보면서 에디슨의 실험실 같은 곳에서 조수가 되는 것을 꿈꿨지요. 고등학교 때 아마추어 무선사 등 자격증 14개를 딴 것도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습니다. 숭실대 전자공학과 재학 당시에는 지인들의 TV나 라디오를 고쳐 주는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기도 했습니다. 이후 서울대 전자공학과 석·박사를 거치면서 소리 연구에 천착하게 됐지요.

→앞으로 어떤 연구를 합니까.

-사람은 태어날 때 가장 먼저 감응하는 것이 청각이고, 소리 연구는 가장 오래된 학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실용화하지 못했습니다. 우리 주변의 소리를 분석, 규명해서 실생활에 유익하게 접목할 수 있게 하는 기술, 즉 소리공학을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학문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k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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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2009-03-16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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