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개혁 이번엔 제대로 하자] <5·끝>외국 사례로 본 개혁방안

[공기업 개혁 이번엔 제대로 하자] <5·끝>외국 사례로 본 개혁방안

입력 2014-01-17 00:00
수정 2014-01-17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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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기관 명확히 하고 관리 책임 물어야… 국회 견제장치도 필요”

1983년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을 제정한 이후 지난 30년간 공공기관 개혁은 모든 정권의 화두였다. 하지만 공공기관 민영화(김대중 정부), 투명화(노무현 정부), 선진화(이명박 정부) 등 이름만 바꿔 개혁을 추진했지만 결과는 모두 실패였다. 오히려 주요 공기업 부채는 갈수록 늘고 있다. 방만한 복지도 여전하다. 박근혜 정부도 이번에 ‘정상화 방안’을 내놓았다. 정부가 강력하게 주도해 비정상적인 상황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낙하산 대책을 내놓으라고 지적한다. 또 공공기관의 주인을 명확히 하라고 조언했다. 정부의 공공기관 관리를 견제하기 위해 국회에 공공기관위원회가 필요하다는 이도 있었다. 무엇보다 궁극적인 개혁의 목표는 공공기관이 권한과 책임을 모두 갖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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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공공기관연구센터의 ‘주요국의 공공기관 관리방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기업 29개의 2012년 부채비율(=부채/자본)은 193.4%였다. 주요 8개국 중 영국(2012년 414.1%), 프랑스(2011년 512.7%), 독일(2010년 274.9%), 스웨덴(2011년 336.8%)에 이어 5위다. 뉴질랜드(2012년 139.2%), 중국(2010년 155.3%), 일본(2011년 72%) 공기업 등은 우리나라보다 부채 사정이 낫다.

하지만 우리나라 공기업 부채는 2010년 319조 3303억 6200만원에서 2012년 392조 1282억 9100만원으로 22.8%가 급증했다. 반면 영국은 2010년 3월 부채비율이 485%에서 2012년 3월 414.1%로 낮아지는 추세다. 프랑스 역시 2009년 538.8%에서 2011년 512.7%로 떨어졌다. 스웨덴 공기업의 부채비율은 2009년 367.8%에서 2010년 344.9%로 낮아졌고, 2011년 336.8%로 하락했다. 영국, 프랑스, 스웨덴은 우리나라보다 부채 비율은 높지만 부채 증가 저지에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중국은 공공기관 부채비율이 우리나라보다 낮지만 2008년 140.5%에서 2010년 155.3%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가 그간 부채구조 개혁에 성공하지 못한 것은 공공기관의 주인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공공기관들은 예산과 조직 통제는 기획재정부에서 받고, 기관장 추천권은 주무장관에게 있다. 임명권은 청와대에 있고, 감사는 감사원이 한다. 현 정권에서 무리한 정부 정책을 수행하고 다음 정권에서 감사원에 불려가는 것이 관행화됐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기관장 입장에서 자율성도 없지만, 경영 실패가 있으면 핑계가 많은 이유다.

반면 프랑스, 스웨덴, 뉴질랜드는 중앙정부 내 조직이 공기업을 강력하게 관리해 왔다(집중형 소유구조). 반면 별도의 관리기구를 두지 않은(분산형 소유구조) 영국도 공기업 부채가 커지면서 공기업실(Shareholder Executive)을 만들어 공기업 관리·감독을 강화했다. 공공기관의 소유권을 가진 곳이 ‘하나’라는 의미다. 반면 경영은 공공기관에 맡기고 책임을 분명히 묻는 형태다.

박한준 공공정책연구팀장은 “공공기관의 소유권을 갖는 기관(주주)을 명확히 하고 그곳에 관리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또 국회에 공공기관위원회를 설치해 정부의 공공기관 운영과 관리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서 논란이 되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대책은 뉴질랜드, 영국, 프랑스 등의 사례가 눈에 띈다. 뉴질랜드는 공공기관을 소유한 국가소유권감독국(COMU)이 공개 시스템으로 공공기관 이사회 구성원을 선임하고 이들이 기관장을 임명한다. 공공기관장을, 정권마다 바뀌는 국정철학을 실천하는 사람이 아니라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는 사람으로 여긴다.

정치적 임명이 많았던 영국은 이를 막기 위해 공직임명감독관실(OCPA)을 만들었고, 이들은 세 가지 인사준칙에 따른다. 공공기관의 수요에 따라 능력·경험 등 실적을 중심으로 후보를 평가하고, 누구에게나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며, 모든 선임과정은 투명하게 공개한다. 프랑스는 공기업관리청이 기관장 임명절차에서 특권층과의 연결고리를 끊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의회 내에 검증위원회를 설치했다.

우리나라는 공공기관 이사회의 자율성과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비상임이사를 과반수 이상 두게 돼 있지만 실제 ‘기관장의 꼭두각시’, ‘거수기’로 불린다. 영국·독일·뉴질랜드·스웨덴의 공기업은 이사회 대부분을 민간이사로 두고 있으며, 이들은 기관 현안에 대해 실질적인 결정권을 가진다. 공기업 외 공공기관도 기관장과 이사회 의장을 따로 두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한편 우리나라는 공공기관 평가와 별도로 공공기관장 평가를 하고 있지만 기관장 평가는 없어지는 추세다. 영국·독일·뉴질랜드·스웨덴 등은 기관장 평가가 없고, 프랑스는 정부와 기관장이 성과계약을 맺은 후 실적을 평가한다. 매년 기관장을 평가하는 우리나라 시스템은 기관장이 비전을 가지고 중장기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과도한 부채와 방만경영를 고치기 위해 단기적으로 정부가 강력하게 주도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선진국과 같이 공공기관에 권한을 주고 책임도 분명히 지게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면서 “민간기업과 마찬가지로 시장의 평가를 받도록 하는 것이 공공기관 개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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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4-01-1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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