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패널 설치의 최우선 조건인 일조량만 놓고 보면 한국의 도시들(연간 1900∼2400시간·서울 약 2100시간)이 바르셀로나에 뒤질 이유가 없다. 대구의 일조시간(약 2340시간)은 바르셀로나와 가장 비슷하다. 오히려 겨울만 되면 백야현상으로 오후 3∼4시면 해가 지는 유럽 여러 나라보다 유리한 측면도 많다.
패널 설치 목적은 유럽과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바르셀로나의 경우 아파트 대부분 5∼6층에 불과해 지붕이나 옥상에 설치된 태양열 집열판만으로도 각 세대가 쓸 수 있는 온수를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고층 아파트와 빌딩이 즐비한 한국에서는 옥상 면적의 패널만으로 세대별 수요를 충당하기 어렵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우 국가 전력수요 관리 차원에서 한여름 최대 수요치를 낮추는데 패널 보급정책의 초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통해 최소한 한 기당 수조원이 소요되는 원자력발전소의 추가 건설을 늦출 수만 있어도 국가 재정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태양의 도시’를 만드는 데 재원 마련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정부와 지자체의 의지. 세계 여러 도시들도 바르셀로나와 비슷한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시행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예산 확보 등의 문제를 들어 포기한 사례도 많다.
실제로 많은 선진국에선 민간인이 태양전지패널을 구매하면 이를 통해 생산한 전기를 시세보다 높은 값에 사주는 ‘발전차액지원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한국은 얼마전 2012년부터 이 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예산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superryu@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