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새물길 열렸다] 복원 산파역 노수홍 연세대교수

[청계천 새물길 열렸다] 복원 산파역 노수홍 연세대교수

김유영 기자
입력 2005-10-01 00:00
수정 2005-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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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선생과 운명적 만남 서울~원주 오가며 복원 운동”

한 때 아낙들의 빨래터였고, 아이들의 놀이터였던 곳. 이런 청계천이 어두컴컴한 콘크리트 더미에서 벗어난 것은 어린 시절 청계천에 대한 기억을 간직한 한 학자의 소박한 꿈에서 비롯됐다. 사람들의 삶에 녹아드는 하천을 만들 수는 없을까하는 소망에서다. 주인공은 연세대 원주캠퍼스 환경공학과 노수홍 교수다.

1991년 동료인 이희덕 교수(사학과)가 서울·원주를 오가는 통근버스에서 “청계천에 물이 흐르게 할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노 교수는 “현재 물처리 기술로 깨끗한 물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당시로서는 그렇게 대화를 나눈 게 전부였다.

노 교수는 청계천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기는 했지만 거의 전무했다. 복개된 청계천 위로는 청계고가가 있어 이미 청계천은 ‘하천’이 아니라 ‘도로’로 여겨지고 있을 때였다. 그러다가 1996년부터 1997년까지 캐나다 오타와대에 교환교수로 가게 되면서 청계천 복원에 대한 가능성을 다시 떠올렸다.

“오타와는 도심 중앙부에 ‘리도 운하’가 뻗어 있어 점심시간이면 샌드위치 하나를 들고 흐르는 물을 바라보면서 청계천을 떠올렸죠. 폭도 10m 안팎으로 청계천과 비슷했죠.”

노 교수는 청계천이 복원된다면 서울에서도 이처럼 여유롭고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서도 만나는 사람들마다 청계천복원에 대한 얘기를 끄집어냈다.

그러나 이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대부분 비슷했다. 우선 ▲교통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상인·노점상 대책은 어떻게 세울 것인가 ▲물은 깨끗할까 ▲재원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등이었다. 청계천 복원 공사는 여러 분야의 복합적인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본격적으로 각종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다니기로 했다.

처음 만난 사람은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황기연 교통연구부장. 삼일빌딩∼동대문 구간 등 몇몇 교통을 통제한 사례를 들면서 교통에 문제가 없다는 대답을 얻어냈다. 이후 서울·원주를 오가며 공학·법률·환경·상업 등의 전문가들을 만나며 청계천 복원에 대한 궁금증들을 풀었다.

“마침 1998년 봄 학교 옆 토지문화관의 박경리 선생과 같은 차를 타고 지방에 갈 일이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생태·환경주의자인 박경리 선생에게 청계천 복원은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으니 사람들의 마음을 바꿔달라는 부탁을 했고, 박경리 선생도 흔쾌히 응했습니다.”

그래서 2000년 토지문화관에서 드디어 ‘제1회 청계천 되살리기 심포지엄’이 열렸다. 참석자들은 ‘청계천 살리기 연구회’를 조직해 해마다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이후 심포지엄 자료집이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면서 2001년에는 서울시장 선거 캠프에서도 연락이 오곤 했습니다. 청계천 복원에 관심이 컸던 이명박 시장이 당선된 게 기폭제가 됐다고 할 수 있겠죠.”

이명박 시장이 당선된 뒤 노 교수는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노 교수는 이번에 완공된 청계천에 대해 ‘60점’을 줬다.

“50점은 이미 공사가 마쳤기 때문이고,10점은 청계천 하류 부분이 환경친화적으로 조성됐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40점은 앞으로 청계천을 어떻게 만들어 가는가에 달려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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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2005-10-0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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