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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값 2배 껑충…역대급 폭우에 밥상 물가 ‘비상’[취중생]

채소값 2배 껑충…역대급 폭우에 밥상 물가 ‘비상’[취중생]

강동용 기자
강동용 기자
입력 2023-07-21 14:25
업데이트 2023-07-2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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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상인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매출 영향”
극한호우에 농지 피해…여의도 면적의 115배
정부, 농축산물 할인 지원·비축 물량 방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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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장마 기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습니다. 이에 농산물을 판매하는 상인과 채소를 취급하는 자영업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20일 찾은 서울 마포구 농수산물시장에서는 집중호우가 밀어 올린 채소값의 영향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 폭염경보가 내린 이날 무더위 탓에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상인들은 농산물 가격이 오른 영향도 크다고 말했습니다. 시장에서 20년 넘게 채소 납품업체를 운영해온 임채헌(60)씨는 “4일 전만 해도 2500원에 거래되던 대파 한단이 3800원까지 올랐다”며 “강수량 영향을 많이 받는 상추 등 엽채류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높은 기온 탓에 채소를 보관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임씨는 “오전에 들인 물건을 오후까지 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팔지 못한 물건을 버릴 때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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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마포구 농수산물시장의 한 채소 납품업체에 경북 예천산 청양고추 박스가 놓여 있다. 예천은 이번 장마기간 집중호우로 인해 대형 산사태가 일어나면서 인명피해가 집중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19일 기준 풋고추 10kg 도매가격은 7만 4260원으로 6일전(6만 4920원)보다 약 15% 올랐다. 강동용 기자
20일 서울 마포구 농수산물시장의 한 채소 납품업체에 경북 예천산 청양고추 박스가 놓여 있다. 예천은 이번 장마기간 집중호우로 인해 대형 산사태가 일어나면서 인명피해가 집중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19일 기준 풋고추 10kg 도매가격은 7만 4260원으로 6일전(6만 4920원)보다 약 15% 올랐다. 강동용 기자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전복순(71)씨도 “수박 1상자(10kg) 도매가 지난주에는 1만 7000원이었는데 지금은 2만 2000원까지 올랐다”면서 “수박, 복숭아, 방울토마토 등 여름 과일 가격이 물난리 때문에 크게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자영업자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카페에서도 비싼 채소 가격이 부담이라는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셀프바 운영을 중단했다는 자영업자부터 상추를 열무나 케일 등으로 대체했다는 자영업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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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마포구 농수산물시장의 한 과일 가게에 수박 등 과일이 진열돼 있다. 강동용 기자
20일 서울 마포구 농수산물시장의 한 과일 가게에 수박 등 과일이 진열돼 있다. 강동용 기자
채소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것은 장마철 극한호우가 남부지방에 집중되면서 농산물에도 피해를 남겼기 때문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6시 기준 침수·낙과 등 피해가 접수된 농지 면적은 3만 3004.9㏊입니다. 여의도 면적(290㏊)의 약 115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농가의 피해는 곧바로 농산물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적상추 4㎏ 평균 도매가격은 6만 580원으로 6일 전(3만 9560원)보다 1.5배 이상 올랐습니다. 평년(3만 2343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높은 가격입니다.

같은 기간 알배기 배추 1㎏의 평균 도매가는 1870원에서 2410원으로, 애호박(20개 기준)은 1만 4980원에서 2만 5880원으로 뛰었습니다.

장마철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는 일은 매년 발생합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지난해나 그 이전과 비교해 상승 폭이 높고, 오른 가격 자체도 높은 수준입니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부담이 큰 이유입니다. 게다가 장마에 이어지는 폭염, 앞으로 다가올 태풍 등 비 피해뿐 아니라 무더위와 태풍까지 농작물 피해는 더 커질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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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장마로 채소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17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상추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계속되는 장마로 채소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17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상추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리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일부터 상추, 시금치, 깻잎, 닭고기 등을 할인 지원 품목으로 선정한다고 밝혔습니다. 배추 1만 톤과 무 6000톤 등 정부 비축 물량 방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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