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잃은 ‘이태원 참사’ 10대 생존자 사망…“추모와 지지 필요한 때”

친구 잃은 ‘이태원 참사’ 10대 생존자 사망…“추모와 지지 필요한 때”

김주연 기자
김주연 기자
입력 2022-12-14 16:54
수정 2022-12-1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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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분향소 준비 중인 이태원 광장
시민분향소 준비 중인 이태원 광장 1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광장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시민분향소를 설치하고 있다.
홍윤기 기자
이태원 참사 당일 두 명의 친구를 먼저 떠나보낸 고등학생이 숨진 채 발견됐다. 참사 40여일이 지났어도 유가족, 생존자가 겪는 고통은 쉽사리 가시지 않은 만큼 한결 같은 애도와 지지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49재를 앞두고 이태원 광장에는 영정 사진이 놓인 시민분향소가 설치됐다.

14일 경찰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생존자 A군은 지난 12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마포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은 이번 참사로 다른 학교에 다니던 친구 두 명을 잃었다. 당시 부상을 당해 병원에 옮겨졌던 A군은 이후 상담 치료를 정기적으로 받아왔다.

전문가들은 참사 한 달이 지나면 사회적 지지가 옅어져 유가족을 비롯한 생존자들이 고립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백종우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장은 “참사 한 달 이후부터는 유가족, 생존자 등 직접 외상에 노출된 이들의 정신건강 모니터링이 중요한 시기”라며 “스스로 상태를 잘 모르거나 절망감, 죄책감 때문에 주저하기도 하지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해연 한국상담심리학회 공공정책위원장은 “생존자나 유가족에겐 말 한마디도 큰 상처”라며 “이를 기억하고 지속적 관심과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도 이달 안에 이태원 주민이나 생존자 등 10여명의 목소리를 들을 계획이다. 대책회의 관계자는 “전화 상담에서 대면 상담을 받으라는 권유를 받고도 진상규명이 우선인데 자신을 위해 상담을 받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다는 이태원 주민도 있다”며 “생존자가 지원을 요청하면서 사회적 죄책감을 느낄 수 있는 구조인데 적극적 지원이 이뤄지는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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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피해자권리위원회가 이태원 지역 주민과 생존자에게 전한 안내문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피해자권리위원회가 이태원 지역 주민과 생존자에게 전한 안내문
이태원 광장에는 분향소가 설치됐다. 참사 초기 정부가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고 희생자 사진 없는 합동분향소를 설치한 적은 있었지만 희생자의 영정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 이지한씨의 아버지 이종철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등 16명의 유가족은 이날 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 이후부터는 시민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희생자 158명 중 76명은 이름과 얼굴이 공개됐고 17명은 이름만 공개됐다. 나머지 65명의 영정 사진은 국화꽃 그림을 넣은 액자로 대신했다. 일부 보수단체가 이날 오전 분향소 인근에 천막을 설치하고 반대 집회를 하면서 분향소 설치가 지연되기도 했다.

대책회의 측은 “정부가 유가족의 의사도 묻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영정 없이 설치된 까닭에 온전히 애도하지 못했다”며 “이제부터라도 희생자 영정을 모시고 진짜 애도를 시작하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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