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이태원 참사’ 민 행위 자체로 폭행, 법원 “도미노 피해, 책임 인정”

‘이태원 참사’ 민 행위 자체로 폭행, 법원 “도미노 피해, 책임 인정”

곽진웅 기자
곽진웅 기자
입력 2022-11-01 17:29
업데이트 2022-11-01 17:2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민 행위’ 자체 폭행 적용 가능
‘도미노 피해’ 법적 책임 인정

‘최초 가해자’ 색출 관건일 듯
30일 저녁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인근에 시민들이 두고 간 꽃이 놓여져 있다. 2022.10.30. 오장환 기자
30일 저녁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인근에 시민들이 두고 간 꽃이 놓여져 있다. 2022.10.30. 오장환 기자
‘이태원 참사’ 당시 몰려 있는 인파 뒤편에서 고의로 사람을 밀었다는 목격담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에 대한 처벌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법원은 누군가를 미는 행위를 폭행으로 보는 것은 물론 제3자의 ‘도미노 피해’에 대한 책임도 인정한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형법상 폭행은 ‘신체에 대한 모든 종류의 유형력 행사’로 누군가를 미는 행위만으로도 폭행이 성립된다. 나아가 이 때문에 사망 또는 상해가 발생하면 폭행치사나 폭행치상이 적용될 수 있다. 폭행은 2년 이하의 징역형, 폭행치사는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폭행치상은 피해 정도에 따라 형이 최대 10년까지 늘어난다.

대법원 판례는 누군가를 밀어 도미노 피해가 발생했다면 이 역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본다. 대법원은 1972년 빚 독촉 문제로 다투는 과정에서 채권자가 채무자를 밀어 제3자가 넘어져 사망한 사건에서 제3자에 대한 폭행치사를 인정했다. 폭행을 가한 대상자와 피해자가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폭행의 여파로 피해를 봤다면 죄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이미지 확대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한복판에서 심정지 환자가 대규모로 발생했다. 3년 만에 첫 ‘야외 노마스크’ 핼러윈을 맞아 인파가 몰리면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사고가 일어난 날 이태원에 몰린 인파. 2022.10.30 SNS 캡처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한복판에서 심정지 환자가 대규모로 발생했다. 3년 만에 첫 ‘야외 노마스크’ 핼러윈을 맞아 인파가 몰리면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사고가 일어난 날 이태원에 몰린 인파. 2022.10.30 SNS 캡처
이번 참사와 같은 도미노 사고는 중간에 낀 대다수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이기 때문에 최초 가해자 색출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고의로 다른 사람들을 민 사람과 떠밀린 사람, 또 떠밀리면서 민 사람을 구분해야 혐의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초 행위자를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폐쇄회로(CC)TV와 각종 영상 등을 통해 나머지 가해자도 충분히 특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피해 발생에 대한 인식 가능성 등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의견이 갈린다. 양홍석 변호사는 “미필적 고의가 없더라도 과실에 의한 법 적용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민영 변호사는 “피해에 대한 인식 가능성이 쟁점이 될 수 있지만 그걸 밝혀내기는 어렵다”면서 “이번 참사에 폭행죄를 적용한다면 서울 출퇴근 지하철, 시위 등 곳곳에서 폭력 전과자를 양산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곽진웅 기자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