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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노동·안전장치 미비·말뿐인 2인 1조…SPC 빵공장은 직원 지킬 의지 없었다

야간노동·안전장치 미비·말뿐인 2인 1조…SPC 빵공장은 직원 지킬 의지 없었다

홍인기 기자
홍인기 기자
입력 2022-10-19 17:25
업데이트 2022-10-1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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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트공동행동과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가 17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 SPL 평택공장 입구에서 ‘SPL 평택공장 사망사고 엄정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원인조사와 경영책임자 엄정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2022.10.17 안주영 전문기자
파리바게트공동행동과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가 17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 SPL 평택공장 입구에서 ‘SPL 평택공장 사망사고 엄정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원인조사와 경영책임자 엄정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2022.10.17 안주영 전문기자
안전장치 미비, 말뿐이었던 ‘2인 1조’ 작업, 12시간 야간노동 등 열악한 근무 여건 속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경기 평택 제빵공장 사망사고’와 관련해 20일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인 1인 시위가 열린다. 전국 1000곳에서 1000명의 시민이 참여해 사망사고를 규탄한다.

파리바게뜨 공동행동 측은 19일 SPC 계열 SPL 평택공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와 관련해 희생자 추모와 책임자 처벌 촉구에 나선다고 밝혔다. 20일 서울 SPC 본사 앞에는 ‘추모의 벽’이 설치되고 시민들의 집단 헌화도 예정돼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보호 장비가 없고 2인 1조 근무 수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노동자의 안전보다 생산성과 이윤을 중시한 노동환경은 사고 방지에 매우 취약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는 SPC그룹이 노동자의 안전 확보 책임을 다했는지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는 사망 노동자 A(23)씨에 대한 부검이 진행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당시 현장에는 폐쇄회로(CC)TV가 없어 정확한 사인과 사망 경위를 밝히려면 부검 결과가 있어야 한다”며 “부검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2인 1조 근무가 아닌 A씨 혼자 작업을 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전날 오후 8시부터 근무한 A씨는 근무 교대 시간 2시간 정도를 앞둔 오전 6시 20분쯤 사고를 당했다. 이 공정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2교대 근무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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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근무자 사망사고 발생한 SPL 평택공장 내부 모습
20대 근무자 사망사고 발생한 SPL 평택공장 내부 모습 17일 경기 평택시 SPL 평택공장에서 한 직원이 사고 기계 옆 같은 기종의 소스 교반기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 사고가 발생한 기계에 끼임 사고 방지 장치(인터록)나 덮개 같은 어떤 안전장치도 설치되지 않았다는 점이 드러난 만큼 경찰과 고용부는 해당 기계가 자율안전확인신고 대상인지도 확인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식품가공용 혼합기는 2013년부터 자율안전확인신고 대상 기계기구에 포함돼 회전날 접촉 위험이 차단된 구조로 제조·사용돼야 한다. 2013년 이전에 제작된 기계도 사업주는 덮개 등을 설치해야 한다.

고용부는 ‘2인 1조’ 작업을 회사 지침으로 정한 이유도 살펴보고 있다. 회사가 해당 기계를 이용한 작업 공정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2인 1조 작업을 지침으로 정했다면 위험을 알고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사고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어서다.

현재순 화섬식품노조 노동안전실장은 “20㎏에 가까운 소스통을 넣는 것으로, 배합 수당까지 줄 정도로 어렵고 힘든 일이었다”며 “힘들고 위험한 작업을 혼자서 하는 데도 그동안 개선 조치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홍인기·곽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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